마세라티 첫 전기차 'LG엔솔 배터리' 달고 달린다

스포츠카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에
파우치형 고성능 배터리셀 장착
협력 호재로 수주물량 확대 기대

마세라티의 첫 전기 스포츠카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사진제공=마세라티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마세라티가 연내 출시할 첫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전동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시작한 마세라티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향후 수주 물량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마세라티가 올해 선보이는 전기 스포츠카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에는 LG엔솔의 파우치형 배터리셀로 구성된 92.5㎾h급 배터리팩이 장착된다. LG엔솔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마세라티의 이탈리아 공장에 납품한다.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에 탑재될 배터리셀은 포르쉐 최초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에 쓰인 것과 같은 제품이다. 1회 완충시 약 250마일(약 402㎞)을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엔솔과 마세라티 간 협업은 마세라티 지주사인 스텔란티스와의 동맹이 밑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LG엔솔과 스텔란티스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넥스트스타 에너지(넥스트스타)’를 출범하고 총 50억 달러(약 6조 3000억 원)를 투자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4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넥스트스타에서 생산한 물량은 크라이슬러·지프 등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들이 출시할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으로 향후 마세라티에도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비(非)중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LG엔솔에 이번 협력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판매된 전기차 배터리 중 LG엔솔의 점유율은 29.7%로 2021년(35.1%)보다 5.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중국 CATL은 13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도 2021년 14.0%에서 지난해 22.3%로 8.3%포인트 상승했다. 비중국 시장에서조차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을 추격하는 상황에서 국내 1위 업체인 LG엔솔로서는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세라티는 2030년까지 100% 전동화를 이룬다는 목표 아래 본격적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으로 향후 LG엔솔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