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권주자 총출동에 PK '들썩'…난타전엔 "20년전 당원아냐" 싸늘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 르포]
安 난타 퍼포먼스·金 부울경 텃밭 과시
5000명 인산인해…자리없어 발동동
이준석, 당협 비표 배분에 항의 소동도
"尹정부는 당원의 승리. 갈라치기 안돼"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출입구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난타 퍼포먼스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이승배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 시작을 한 시간 앞둔 14일 오후 2시,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는 지지자들의 함성과 북소리가 뒤엉켜 달아오른 당권 레이스의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출입구를 선점한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은 “부산의 아들! 안철수가 딱이야!” 현수막을 내걸고 난타 퍼포먼스를 벌이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맞은 편에 자리를 잡은 황교안 후보 측과 천하람 후보 측은 각각 ‘정통 보수 정당 재건’ 과 댄스 홍보 영상으로 맞불을 놨다.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 전 각 후보 지지자들이 복도에서 대열을 만들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이승배 기자

건물에 들어서자 로비는 “김기현”을 외치는 지지자들의 함성으로 가득 메워졌다. 울산시장을 역임하고 울산에서 4선을 지낸 김 후보 측은 천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지지자들을 모으며 부·울·경이 자신의 텃밭임을 과시했다. 지지자들은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강강술래를 하고, 복도에 수백 명 일렬로 대열을 정비해 “미래 희망. 김기현”을 외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1600명이 넘는 당원들이 참여했다. 이승배 기자

합동 연설회가 임박하자 현장의 열기는 더욱 후끈 달아올랐다. 당 측은 총 2000석을 준비했지만, 5000여 명의 당원들이 몰리면서 행사장 안은 통로까지 빼곡하게 채워졌다. 그럼에도 비표를 받지 못한 수백 명 의 당원들이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복도에 머물렀다. 40~70대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고 2030 청년층은 드물게 보였다


후보들의 연설이 시작되자 현장의 열띤 응원은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당원들은 지지 후보의 연설 순서가 다가오자 구호 등 호흡을 재차 맞췄고, 후보가 연단에 오르면 1열로 나가 현수막을 흔들며 목청을 높였다. 이들은 연설 도중 환호를 유도할 때마다 후보 이름을 연발하며 분위기를 돋우웠다. 이날에도 경쟁 후보 연설 중 자신의 지지 후보의 이름을 외치는 일이 있었지만, 전일 제주 연설회처럼 지지자들끼리 말다툼을 벌이는 등 충돌은 없었다.



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김기현·안철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3·8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천하람 후보 측이 당에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 연설회 입장 비표가 지역 당협위원회 별로 배분되면서 이들 지지자가 연설회 현장에 입장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현장을 찾은 이준석 전 대표는 당협에서 내려오는 인원들만 현장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며 당 관계자에게 직접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특정 후보를 위해 이렇게 해도 되는지 따져볼 문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으로 흐르며 “탄핵” “대통령 탈당” 등 당원들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는 발언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당원들도 적지 않았다.


경남 진주에서 온 60대 남원 당원 A씨는 “윤석열 정부는 당원들이 문재인 정권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거리에 나가 싸운 결과다. 친윤과 비윤으로 나눠 싸우는 건 정말 잘못된 일”이라며 “후보들은 당원들이 아직도 10년, 20년 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에서 온 50대 여성 B씨는 “누가 당 대표가 되든 그 사람을 중심으로 중심을 잘 잡아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요원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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