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쪼잔한가요?"…커피 한잔 시키고 6시간 죽치는 '카공족'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른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가운데, 업주들의 속앓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카페 업주들의 하소연이 올라왔다. 이들은 카공족 손님 때문에 매장 회전율이 떨어져 매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영업자 A씨는 "어떤 손님이 3000원짜리 음료를 주문하고 4시간째 노트북을 하고 있다. 나가라고 하고 싶다"면서 조언을 구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 B씨는 "카공족 손님이 라떼 한 잔 주문하시고 계속 공부한다. 내부에 안내문 붙여두고 주문할 때도 안내한다"며 "공부하다 보면 잊는 거 같은데 그래도 3시간 룰은 지켜줬으면 좋겠다. 스트레스받는다"고 토로했다.


카페를 정식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사장 C씨는 "일주일에 3~4번 오는 한 손님이 매번 3500원짜리 아메리카노나 4500원짜리 핸드드립 커피 시키고 가끔 2500원짜리 소금빵 시켜서 먹는데 하루에 최소 6시간 앉아있다"며 털어놨다.


C씨는 "손님은 휴대전화 보면서 6시간을 앉아 있는데 30분에 한 번씩 밖이나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신다. 꼭 물 한 잔씩 더 마신다"며 "특히 항상 혼자서 4인석에 앉는다. 주말에 4명이서 온 손님 한 팀이 저 사람 때문에 자리 없어서 나가기도 했다. 자리 배치도 바꿔봤는데 계속 4인석만 이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7시간 넘게 앉아 있었다. 아직 이용 시간제한을 두진 않았는데 저 분 때문에 둬야 하나 심히 고민된다"고 전했다.


자영업자들은 '과외족' 손님들에 대한 불만도 터뜨렸다.


한 자영업자는 "카공족보다 괴외족이 더 답 없다. 과외교사 손님이 자리 하나 잡고 학생이 3번 바뀌었던 적도 있다. 총 7시간이었다"라며 분노했다.


테이블이 단 2개인 와플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이 작은 매장에서 왜 자꾸 과외를 하는지. 점심에 한 팀, 저녁에 한 팀. 동네에서 과외 맛집이라 소문났나 싶다. 정말 매일 같이 와서 38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씩만 시키고 과외수업하니까 열받는다"고 푸념했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카공족에 대응하는 저마다의 방법을 공유했다. "콘센트를 막아놔라", "신나고 시끄러운 노래 계속 틀어두면 된다", "4인석에는 2인 이상만 착석하라는 안내문 붙여놨다", "좋게 말할 필요가 없다. '공부는 스터디카페에서'라고 크게 써둬라", "이용 시간 2시간 제한이라고 꼭 안내해라", "테이블에 1인 1 음료 등 이용 안내문 비치해두면 된다" 등 댓글이 이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공족 손님을 내쫓는 데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일부는 "쪼잔해 보일까 봐 걱정이다", "손님들에게 말을 꺼내기도 조심스럽다", "동네 장사라서 소문날까 봐 무섭다", "안내했는데 또 얘기하자니 눈치 보인다" 등 고충을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