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차전지 소재 재원산업, 2조원에 매각할까

2차 전지 용매 생산 여수 산단 중견 화학기업
투자 유치 추진하자 경영권 인수에 관심
복수 글로벌 사모펀드 투자설명서 수령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재원산업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와 전략적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매각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재원산업은 지난해 4000억 원의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투자 후보들은 대규모 투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소수지분 보다는 경영권 인수를 원하고 있다. 다만 회사는 경영권 매각에 대해 선을 그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재원산업은 매각 주관사로 삼일PwC를 선정하고 후보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설명서(IM)를 발송했다. 매각 대상은 심장섭 대표 보유 지분(25.54%)을 포함한 재원산업 지분 100%다. 매각가는 최대 2조 원이 거론된다.




글로벌 사모펀드를 필두로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전략적투자자(SI) 등이 IM을 수령하고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1987년 설립된 재원산업은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중견기업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쓰이는 용제와 세정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2차전지 사업에도 진출해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각종 용매를 생산 중이다. 2차전지 부설 연구소도 2019년 설립해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SDI(006400)와 SK하이닉스(000660)·LG디스플레이(034220) 등이 있다.


재원산업은 2차전지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양극재 바인더 용매(NMP) 리사이클 사업에서 업계 1위 경쟁력을 확보했다. 2차전지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NMP의 불순물을 제거해 순도를 높여 재사용하는 기술이다.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중국과 말레이시아 법인 등을 두고 있는 재원산업은 지난해 산업은행과 ‘2차전지 소재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향후 5년간 2700억 원의 투자금 지원도 약속받았다. 재원산업의 2021년 기준 매출액은 2386억 원, 영업이익은 151억 원이다. 회사 측은 삼성증권(016360)을 주관사로 내년 중 코스피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고금리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침체돼 경영권 매각으로 이어지더라도 2조 원의 몸값을 기대하는 매각 측과 인수를 검토하는 사모펀드 및 기업의 이견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미래에셋PE도 재원산업 인수를 겨냥해 IM을 검토했으나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부담에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2조 원의 투자금을 베팅할 원매자 확보가 쉽지는 않다”며 “자금 여력이 충분한 PEF나 기업으로 원매자가 한정돼 있어 매각 성사까지 시간은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재원산업 측은 “원매자들의 제안이 있으나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며 “현재는 투자 유치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재원산업 증류타워/사진 제공=재원산업 홈페이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