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중국과의 트럭 통행을 2년여 만에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무역을 재개해 꽉 막힌 경제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북한은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핵 개발 총책임자를 치하하는 등 내부 결속을 통한 민심 이반 방지에 나서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나선(나진·선봉) 지역과 중국 훈춘 사이의 트럭 통행을 2년여 만에 재개했다. 나선~훈춘 육로는 북중 간 주요 육상 교역로 중 하나다. 북중이 해당 도로를 통한 일부 화물의 선적 및 수송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곡물 등을 실은 트럭이 양국 국경을 넘어 두만강 인근 나선 지역으로 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훈춘 세관 시설도 재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20년 초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후 같은 해 10월 트럭·배·철도 등을 통한 화물 운송을 전면 중단했다. 유엔의 경제제재로 고립된 북한으로서는 중국과의 교역로마저 코로나로 끊기면서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후 지난해 9월 신의주~단둥 간 화물열차 왕래를 재개하면서 다소 숨통을 틔웠지만 아사자가 속출할 정도로 심각한 식량난과 전기등을 못 켤 정도의 에너지난 등을 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에는 트럭 통행까지 재개하면서 중국과의 교역을 다시 활성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한적인 북중 간 교역만으로는 북한이 궁지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생활고가 과거 고난의 행군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민심 이반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이날 광명성절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경축 야회를 여는 등 각종 행사를 마련했다. 동시에 핵 개발을 총체적으로 지휘해온 홍승무 인민군 대장에게 ‘공화국 영웅’ 금별메달도 수여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정권의 중책인 핵 개발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북한의 이 같은 민심 다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핵 개발에 매진하는 이상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릴 가능성은 낮을뿐더러 북한 해킹 조직이 훔친 암호화폐가 연일 동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후오비는 최근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인 라자루스의 탈취 자금 140만 달러가 들어 있는 암호화폐 계좌를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