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성기는 20~40대?…뉴스 간판 진행자 실언 '뭇매'

돈 레몬 CNN 앵커(왼쪽)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오른쪽). 블룸버그

CNN 방송의 간판 아침뉴스 진행자가 여성의 나이와 관련한 실언으로 뭇매를 맞고 결국 사과했다.


16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 통신 등 현지보도에 따르면, 돈 레몬(56)은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아침 방송 CNN ‘오늘 아침(This Morning)’에서 공화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 미국대사를 비판하며 “여성의 전성기는 20대에서 30대, 혹은 40대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75세 이상 정치인은 의무적으로 정신능력 검사가 필요하다”라며 조 바이든(80)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76)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레몬은 “나이와 관련한 발언은 듣기 불편하다”라며 “이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전성기에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면, 미안하지만 니키 헤일리도 전성기가 아니다. 여성은 20~30대 혹은 40대가 전성기라고 여겨지지 않냐”고 했다.


여성 공동 진행자인 포피 할로우(40)는 레몬의 실언에 바로 반격했다. 그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전성기라는 것이 가임기를 의미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레몬은 “사실을 말한 것 뿐”이라며 “내가 한 말이 아니다. 구글에 찾아보면 그렇게 나온다”고 답했다.


이어 할로우가 “(전성기가 40대까지라면) 나는 이제 10년 남았다”고 황당해하자 “그런 말이 아니라 나는 그저 니키 헤일리가 (어느) 정치인이 전성기가 아니라고 말하는 걸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방송 이후 보수와 진보, 정치 진영을 가리지 않고 레몬의 발언에 거센 비판이 일었다. 당사자인 헤일리도 트위터로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가장 성차별적인 건 언제나 진보들”이라고 비난했다.


후폭풍이 거세자 레몬은 결국 이날 오후 “오늘 아침 내가 한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드린다. 여성의 나이는 인간적으로나 직업적으로 그 사람을 정의할 수 없으며, 내 주변에는 매일 이를 증명하는 수많은 여성들이 있다”며 수습에 나섰다.


헤일리는 사과문을 리트윗하며 “분명히 하자면, 나는 성차별주의자인 중년의 CNN 앵커가 아니라 오직 우리의 법을 만드는 75세 이상의 사람을 위해 정신능력 검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보수적인 공화당 텃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38세에 최연소·최초의 여성 주지사가 된 헤일리는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했다. 그는 지난 14일 공화당 후보 경선전에 뛰어들었으며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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