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격추한 4개의 미확인 비행물체(UFO) 중 3개가 정찰풍선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중 1개는 민간인 동호회가 띄운 풍선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북부 일리노이의 동호회 북부일리노이보틀캡풍선단체(NIBBB)는 앞서 이 단체가 날려 올렸던 풍선 ‘K9YO’가 지난 11일 자정 0시 48분 마지막으로 발견된 뒤 사라졌다고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이날 미국은 캐나다 유콘 상공에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투기’로 알려진 F-22 스텔스기 랩터(Raptor)로 미확인 비행체를 격추했다. 이날 사용된 AIM-9X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은 한 발에 약 40만 달러(약 5억2000만 원)에 이른다.
NIBBB 측에 따르면 이들이 날린 풍선은 수소 풍선으로 위치정보시스템(GPS) 장치가 달려 있었다. 해당 GPS를 통해 추적된 풍선의 마지막 위치는 미 알래스카주 무인도 하기마이스터섬 인근으로 파악됐다.
이런 풍선은 최고 4만7000피트(약 14㎞) 상공에서 비행이 가능한데, 11일 미국이 격추한 비행체는 당시 유콘 상공 고도 4만피트에서 부유 중이었다.
엘리자베스 마티아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공군대령은 “해당 물체에 대해 NORAD에서 줄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며 “연방수사국(FBI)이 그 동호회와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FBI는 폴리티코 질의에 즉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만약 이같은 가설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통상 12달러(1만5000원)인 동호회 풍선을 격추하는 데 미 공군이 5억여원에 달하는 미사일을 쏜 셈이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16일) 백악관 브리핑을 열어 “3개의 물체가 민간 기업이나 오락용, 연구기관, 기상 연구나 다른 과학 연구와 관련된 풍선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연안에서 중국의 정찰풍선으로 추정되는 UFO를 격추한데 이어 10일에는 알래스카주, 11일 캐나다 유콘, 12일에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미시간주 휴런 호수 상공에서 UFO를 각각 격추했다.
미 정부의 비행물체 잔해 수습은 지형과 기후 등의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캐나다는 얼음 지형과 외진 위치로 인해 유콘 상공에서 격추된 비행체의 잔해를 회수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