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공항을 단순히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곳’으로만 보면 안 됩니다. 사람들이 머물고 싶은 장소로 만들어야죠. 백화점에서만 오픈런이 일어나라는 법이 있나요. 공항 면세점에서도 ‘한정 판매’가 이뤄지는 모습을 곧 보게 되실 겁니다.”
전국의 14개 공항을 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 연결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윤형중 사장은 공항에서의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는 데도 열중이다. 공사는 공항별로 차별화된 매력을 발굴하고 각 지방 공항을 지역 특성과 어울리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김난도 서울대 소비트렌드센터장과 손잡았다.
‘공간력(Magic of Real Spaces)=사람들을 끌어모으고 머물게 하는 공간의 힘.’ 공사는 김 교수팀이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제시한 키워드 중 하나를 공항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윤 사장은 “트렌드 코리아를 15년 연속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려온 김 교수팀의 마케팅 노하우를 국내 최초로 공항 서비스 분야에 접목했다”며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는데 5월에는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장과도 만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항 온라인 면세점과 공항 한정 오픈런 상품 개발은 공간력 향상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공사는 비행기 탑승 3~5시간 전까지 면세품 구매가 가능했던 기존의 온라인 면세점과 달리 탑승 1시간 전까지도 실시간으로 상품을 조회하고 구매하는 원스톱 쇼핑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최신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는 입지와 거리에 관계없이 힙한 공간을 찾아간다”며 “여행 목적이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공항으로 탈바꿈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공사는 이와 함께 김포공항 내 반려동물 위탁·보호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동물 가구는 전체 2092만여 가구 중 312만 가구(15%)에 달한다. 특히 제주항공의 경우 반려동물 수송 실적이 2021년 1150마리에서 지난해 9722마리까지 느는 등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반려동물 수송 수요가 코로나19 이전보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몸무게가 7㎏을 넘거나 생후 8주가 안 됐을 경우 기내 동반 탑승이 불가하고 일부 반려동물은 안전상의 문제로 항공기 동반 탑승이 기피되는 불편함이 있었다. 공사는 이들을 위한 애견 호텔, 반려동물 픽업 서비스를 마련 중이다.
공사는 또 수화물 없이 여행지를 오갈 수 있는 짐 배송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출발지인 집에서 도착지의 숙소까지 짐 배송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로 현재 김포~제주 노선에서 시행하고 있는 서비스를 양방향으로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윤 사장은 “부산·경남·전남을 중심으로 남해안 관광 벨트가 추진되고 있는데 김해, 사천, 여수, 무안 공항이 UAM으로 연결된다면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례로, 무안 항공 인근의 아름다운 해상 공원과 영암 F1 서킷 등을 잘 활용한다면 미국의 플로리다와 같은 휴양지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