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혜선의 시스루] '일타 스캔들' 소박한 반찬이 주는 따뜻함, 로맨스도 공감가게

[리뷰]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
반찬가게 사장과 일타 강사의 로맨스
전도연, 정경호 주연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일타 스캔들' 스틸 / 사진=tvN

소박한 반찬은 일상과 닮아 있다. 늘 존재하면서 익숙해지는 것, 소소하지만 행복하다는 것이다. '일타 스캔들'은 이런 반찬 같은 휴머니즘과 로맨스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소소한 것들이 모여 삶이 되는 것처럼, 나를 사랑해 주는 가족이 있다면 삶은 살만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극본 양희승/연출 유제원)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다.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 남행선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남동생 남재우(오의식)와 고등학생 딸 남해이(노윤서), 친구 김영주(이봉련)와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따뜻한 가족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 최치열은 일명 '1조원의 남자'라고 불리는 강사지만, 섭식장애를 앓고 있다. 그런 그가 국가대표 반찬가게의 음식만 먹을 수 있게 되면서 남행선과 얽히게 된다.


작품의 중심을 끌고 가는 건 따뜻한 가족애와 이타적인 마음이다. 남행선은 조카인 남해이를 친딸처럼 키우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친딸이라고 하며, 남편은 외국에 있다고 말한다. 오롯이 남해이를 위해, 그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거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남동생도 마치 아들처럼 돌봐준다. 함께 반찬가게를 운영하며 일거리를 주고, 남동생이 밖에서 실수를 하면 맨발로 뛰쳐나가 고개 숙일 정도로 사랑이 크다. 이런 남행선의 모습이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선함이 단단한 집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반대로 최치열은 이타적인 마음과 거리가 멀다. 1조원의 남자라 불리며 일타 강사로 승승장구하지만, 마음은 공허하다. 높이 있는 만큼 위태로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송사, 루머, 댓글과 싸우면서 그는 지쳐간다. 넓은 집, 넓은 침대를 갖고 있지만 바닥에서 잠을 이루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의 앞에 따뜻한 가족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불쑥 들어오는 남행선과 남재우가 싫지 않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깨우치는 남해이를 가르치는 일도 즐겁다.


최치열은 남행선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갖게 되고, 남행선도 안쓰러운 최치열에게 마음을 연다.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남행선을 유부녀라고 알고 있다는 것. 두 사람은 불륜이라는 오명을 쓰고, 남해이가 용기를 내 가정사를 고백하면서 오해는 풀린다.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들의 로맨스는 이제 시작이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삶에 스며들고, 닮아가면서 행복을 찾는 모습은 마치 퍼즐 조각이 맞물린 듯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연애는 순탄하지만 않다. 최치열의 오른팔 지동희(신재하)가 남행선에게 질투를 느끼며 또 다른 갈등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학원가에서 벌어지는 입시 전쟁은 크고 작은 갈등을 만들면서 드라마를 형성한다. 남해이와 라이벌인 방수아(강나언)의 엄마 조수희(김선영)는 학원가에서 가장 입김이 센 인물이다. 방수아의 요청을 들어주기 위해 올케어반(상위 학생 소수 정예반)에 합격한 남해이를 탈락시키고, 여기서부터 갈등이 생성된다.


풋풋한 삼각 로맨스는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선재(이채민)는 오랜 친구인 남해이를 짝사랑하고 있다. 이선재는 입시로 바쁘기도 하고, 지금 고백하면 친구로라도 남지 못할까 봐 두려운 마음이다. 일단 옆에 있으면서 남해이의 친구로 지낼 생각이지만, 서건후(이민재)의 등장으로 마음이 일렁인다. 학교의 킹카 서건후는 적극적으로 남해이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급기야 선생님과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 고백까지 한다. 이들의 로맨스가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 지켜볼 만하다.


쇠구슬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도 작품의 한 줄기를 만들고 있다. 동네에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주변에서 쇠구슬이 발견된다.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최치열과 관련 있는 인물. 처음에는 최치열에게 반기를 들던 학생이 살해당하고, 다음에는 최치열을 비하하는 동료 학원 선생이 당한다. 그리고 그 현장에는 이선재의 형 이희재(김태정)가 있다. 그런 이희재를 막기 위한 엄마 장서진(장영남)까지. '일타 스캔들'의 후반부는 이 미스터리를 푸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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