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헌법과 민법의 원칙에 위배되고 노사갈등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며 “근본적인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일 추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추 부총리는 “국회가 (노란봉투법을) 무리하게 강행 처리할 경우 사회 갈등과 기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워 국가 경제 전반에 심대한 부정적 여파가 예견된다”며 “노사관계의 근간을 흔들고 위헌소지가 있는 법안이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데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주도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를 통과했으며, 지난 17일 야당 주도로 환노위 안건조정위에서도 가결됐다. 21일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인데, 환노위 전체 위원 16명 중 여당 위원은 6명에 불과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추 부총리는 노란봉투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언급했다. 먼저 그는 “사용자 범위에 계약 체결 당사자뿐만 아니라 근로 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를 포함시켜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위배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체불 등 사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분쟁 대상도 노동쟁의 대상으로 무리하게 포함시켜 노사갈등이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며 “노조의 불법해우이에 대해 배상의무자별로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하고 신원보증인의 배상 책임을 면제시켜 민법상 불법행위에 대한 연대 책임원칙을 훼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계의 우려사항을 심사숙고해 재논의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