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품질 개선을 위해 시공·입주·거주 등 모든 단계에 걸쳐 관리 강화에 나선다. 건설사의 철저한 공정 관리를 위해 관련 지침을 개정하고 건설사에게 지급하는 공사비 잔금 중 일부는 하자 보수 완료 이후 지급하는 방안 등이 추진된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 10월 이후 입주한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의 하자 처리현황을 전수조사하고 개선방안을 마련·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전수조사는 지난 1월 충북 충주 호암지구 소재의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에서 발생한 하자 보수 논란에 따라 △서울남부교정(2214가구) △부산하단(356가구) △경산하양(787가구) △세종수루배(536가구) △충주호암(874가구) 등 5개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4767가구)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무주택자 등이 시세의 70~95% 수준인 임대료로 최장 10년간 안정적으로 거주(임대료 인상률 5% 이하)할 수 있는 주택으로, 임대리츠가 주택도시기금 출자 또는 공공택지 지원을 받아 건설?임대한다.
국토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5개 단지에서 접수된 하자 접수 건수는 총 11만 4600건으로, 이 가운데 처리 건수는 10만 7581건(처리율 93.87%)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복합공사의 일정 조정 등을 이유로 보수가 지연된 사례에 대해 즉시 조치를 완료하도록 지시했다.
하자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는 하자 접수·처리를 수기에 의존해 처리 누락이 있거나, 임대사업자(임대리츠)가 하자 처리 현황 등 건설사의 업무 현황을 적시에 파악하지 못하는 점 등이 지적됐다. 또 코로나19 및 자재 수급난 등으로 선행 공정관리가 미흡해 마감공사가 부실해지는 점도 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마감공사 품질 제고를 위한 공정관리 강화 △입주 전 하자점검·보수 내실화 △입주 후 임차인 권리 강화 및 하자이력 관리 등을 골자로 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시공단계에서 마감공사 부실을 예방하기 위해 건설사 공정관리 및 감리책임을 강화하도록 ‘임대리츠 품질점검 지침’을 개정한다. 또 임대리츠 대주주인 HUG의 품질관리 전담인력을 현재 2명에서 3명으로 증원하고 단계적으로 추가 확대하며 점검 시 전문업체를 활용하도록 했다.
임대사업자(임대리츠)는 입주개시일 직전에 건설사의 시공실태·하자 등 이상 유무를 전세대를 대상으로 점검한다. 현재는 시·도에 설치된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의 점검 대상에 분양 아파트만을 명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도 포함할 방침이다.
임대사업자는 건설사에 대해 공사비 잔금 일부 지급을 보류했다가 하자 조치 현황을 조사해 입주 등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될 때 보류한 잔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또 하자 처리 진행 상황에 대해 모바일앱 등의 활용을 의무화해 임차인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할 예정이다.
거주단계에서는 입주 후 임차인이 하자를 접수하면 15일 내 조치하도록 하고, 임대사업자는 하자 보수 이력 및 관련 서류를 10년간 보관해 임차인이 열람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하자 처리 결과 등은 해당 건설사가 추후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사업 공모에 참여 시 평가에 반영해 하자 처리가 부실한 건설사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사업에서 퇴출시킨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기금의 출·융자 등 공적지원을 받는 공공성이 높은 사업”이라며 “민간임대주택의 품질을 높이고 입주민들의 하자가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