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반도체 장비 업체 넥스틴(348210)이 3차원(3D) 웨이퍼 검사 장비를 국내 반도체 제조사에 납품한다. 3D 검사 장비는 넥스틴이 자체 원천 기술을 활용해 세계 최초 개발한 장비로 이번 공급 이후 고객사는 낸드 라인에서 양산 성능 평가를 실시한다. 이 장비가 칩 제조사 기초 성능 평가를 통과해 양산 라인까지 진입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선진 검사 장비 기술을 가진 미국 KLA사 경쟁력을 바짝 따라잡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넥스틴은 올 1분기 내 국내 반도체 제조사 낸드플래시 공장에 '아이리스(IRIS)'라는 신개념 3D 검사 장비를 납품하기로 했다. 아이리스는 근적외선(NIR)이라는 빛으로 다중비초점면(TSOM) 기술을 구현한 반도체 웨이퍼 검사 장비다.
이 장비는 낸드 플래시 공정 중 웨이퍼의 결함을 검사하는 역할을 한다. 3D 낸드 플래시는 미세한 정보 공간을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만든다. 최근 세계 주요 낸드플래시 제조사들은 200단 이상 초고적층 낸드플래시를 양산한다.
다만 낸드플래시 층수가 높아지는 만큼 제조 과정 중 칩 하부에 발생하는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졌다. 기존 기술로는 맨 아래 층에 있는 불량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넥스틴은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미국 최대 반도체 제조사 인텔과 함께 NIR TSOM 기술을 개발했다. NIR TSOM 기술은 NIR 빛으로 초점이 벗어난 낸드플래시 내부 사진을 의도적으로 여러 장 찍은 뒤 이들을 하나로 모아 결함 유무를 가려내는 방식이다. 박태훈 넥스틴 대표는 “장비가 촬영한 사진 한 장은 초점 흐릿하더라도 여러 장을 함께 모아서 비교하면 공통적인 결함을 발견할 수 있어서 더 빠르고 정확하게 결함을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비에서는 근적외선(NIR)의 특성도 극대화했다. 물론 NIR은 기존 검사 장비에 활용했던 자외선(UV)보다 파장이 길어서 해상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지만, 칩 깊숙한 곳까지 구석구석 침투해 불량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 크다.
박태훈 대표는 자체 원천 기술로 미국 최대 검사 장비 업체 KLA가 구축한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양산 성능 평가 성공으로 다른 글로벌 플래시 메모리 메이커 추가 판매는 물론 향후 차세대 소자로 각광받는 3차원 DRAM 공정 검사 등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