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론 끝 포스코홀딩스 본사, 결국 포항으로

■이례적 이틀 열린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본사 이전 등 주주총회 안건 통과
이사선임 놓고도 내부 갈등 드러나
최대 매출 속 중장기 전략 '빨간불'


포스코홀딩스 이사회가 격론 끝에 포스코홀딩스 포항 본사로 주소지 이전 등 안건을 의결했다.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사회 결정이 한 차례 연기된 데다 20일에도 5시간에 걸친 논쟁도 벌였다. 이 안은 다음달 17일 열리는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 최종 확정된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20일 본사 소재지 변경안을 비롯해 사내이사 선임 건, 사외이사 선임 건 등 주주총회 안건 6건을 확정했다.


이사회는 앞서 지난 16일 본사 소재지 변경안건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이날 다시 회의를 개최했다.


두번째 열린 이사회도 순탄하진 않았다. 오전 11시부터 열린 이사회는 오후 4시까지 진통을 겪은 끝에 간신히 통과됐다. 현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과거 일사천리로 안건을 통과시켰던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이번 사내·사외이사 선임과 포스코홀딩스 주소지의 포항 이전안에 대한 일부 이사들의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차례에 걸친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일부 이사진의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일부 사외이사는 포스코홀딩스 주소지를 포항으로 이전하는 것에 크게 반대해 안건 통과가 미뤄졌다.


김준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는데, 예상 밖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이 사내이사 재선임 추천을 받았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김지용 부회장은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날 추천된 후보들은 다음 달 17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이사로 정식 선임된다.


배당 규모를 확정한 후 배당 기준일을 이후에 결정하는 글로벌스탠더드 방식의 배당 절차를 도입하기 위한 ‘기말 배당 기준일 변경’과 주주 의결권에 있어 전자 투표제의 완전 정착에 따른 ‘서면 투표에 의한 의결권 행사 폐지’ 등 일부 정관 변경건을 의결하고 주총에 상정하기로 했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의 이례적인 연기와 의견 불일치에 이사회 내부의 잡음도 들리기 시작했다. 최근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 “포스코·KT 등과 같은 소유 분산 기업의 대표이사들이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며 토착화하는 호족 기업이 되면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하던 포스코홀딩스 본사 서울 이전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경제계 신년회에도 최 회장은 일정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최 회장이 이끄는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2차전지 소재·에너지·자원 등 비철강 사업 부문을 대폭 키우면서 빠르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84조 7500억 원, 4조 85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항제철소 침수로 전년 대비 46% 줄었지만 매출은 11.1% 오르며 사상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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