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할 의사가 없어 어린이 환자의 응급 입원 진료를 중단하는 병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전국 대학병원 38곳이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전공의)를 한 명도 뽑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2023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올해 상반기 1년 차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모집한 대학병원 50곳 중 정원을 채운 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유일했다. 모집 정원의 과반수를 채운 병원은 순천향대서울병원·아주대병원·울산대병원·전남대병원 등 단 4곳에 그쳤다.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 등 정부가 육성 지원 과목으로 선정하고 정원을 별도 배정한 인원까지 고려할 때 전국 61개 대학병원의 2023년도 상반기 1년 차 전공의 확보율은 84.1%로 나타났다. 2021년 83.1%, 2022년 82.9% 등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진료 과목별로 살펴보면 편차가 여전히 컸다. 이른바 ‘내외산소’로 일컬어지는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확보율은 내과 98.5%, 산부인과 74.8%, 외과 65.2%, 소아청소년과 20.1% 순으로 소아청소년과 미달 사태가 특히 심각했다. 2021년도 36%, 2022년도 22%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올 상반기 전공의 전체 확보율 84%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소아청소년과와 함께 기피 진료과로 꼽히는 흉부외과의 경우 확보율은 지난해 26%에서 올해 상반기 49%로 13%포인트 상승했지만 전공의 모집 정원이 있음에도 단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병원이 18곳이나 됐다. 반면 신경과, 신경외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10여 개 과목은 모집 정원을 모두 확보해 대조를 이뤘다.
서 의원은 “필수의료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 의료 체계와 직결되는 만큼 필수 진료 과목 인력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의대 정원 증원과 같은 인력 확충과 필수 진료 과목 및 치명 질환을 다루는 과목에 진료 수가를 차등 지급하는 등의 정책 등이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