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자신과 관련한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황교안 후보에게 “정치 생명을 걸자”고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쟁점을 놓고 두 후보간 정면대결 양상이 빚어지면서 해당 의혹은 ‘3·8 전당대회’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 후보는 20일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2차 토론회에서 "만약 말씀하신 것처럼 불법이 개입됐다든지 이렇게 된다면 제가 정치 생명을 걸 테니까 대신 황 후보도 가짜뉴스인 것이 확인되면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황 후보는 해당 의혹을 권력형 토건 비리로 규정하면서 “그동안 여러차례 해명을 했는데 거짓이 있으면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금이라도 용기 있게 사퇴하시기를 바란다”고 응수했다.
천하람 후보는 "지금 울산 땅 의혹과 관련해서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가 않다"며 "심지어 김 후보를 두고 ‘울산의 이재명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후보도 “국민에게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다. 건드려서는 안 된다”며 “김 후보가 충분히 해명하고 끝내면 되는 문제 아니냐. 중도층과 2030세대의 마음을 얻으려면 부동산 문제에 대해 깨끗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김 후보는 1998년 2월 울산 삼동면 인근 토지를 매입했다. 이후 울산시가 삼동~KTX울산역 연결도로 개설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은 경제성 문제로 장기간 지연됐다가 지난해 행정안전부 심사를 조건부 통과해 2024년 하반기부터 시의 보상 절차가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황 후보는 지난 15일 1차 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연결도로 위치를 자신 소유 토지 근처로 변경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날 안철수 후보가 발표한 비례대표 및 현역의원 공천 심사에 책임당원의 영향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공천 혁신' 방안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우리 당은 당헌당규에 명확하게 상향식 공천이 잘 규정돼 있고 지금 새 실험을 한다고 시행착오를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공천 파동이 없는 게 중요하다”면서 "내리꽂기식 낙하산 공천을 하면 반드시 공천 파동이 있으니 이게 없어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 여부에 대한 사회자의 질문에는 황 후보만 반대 의사를 나타냈고 나머지 세 후보는 찬성했다. 황 후보는 “장관을 해보니 정책 하나를 실행하는데 1~2년이 걸린다”며 “한 장관이 훌륭하기에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후보는 박근혜정부 시기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