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중소형주 IPO '열풍'…나노팀 청약에 '5조 뭉칫돈'

일반 청약 경쟁률 1637 대 1 기록
올 첫 바이오 상장사 바이오인프라도 '흥행'
경쟁률 1035 대 1…청약 증거금 1.7조원
투자 과열 우려도 “거품 꺼지면 더 침체”


2차전지 열 관리 소재 전문 업체 나노팀이 21일 일반 청약에서 증거금만 5조 원 넘게 끌어들이며 연초 중소형 공모주의 흥행 열풍을 이어갔다.


나노팀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20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결과 최종 경쟁률이 1637.4 대 1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나노팀은 전기차 배터리를 급속 충전하는 과정에서 발열로 인한 화재를 막아주는 방열 소재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 중이다.


청약 증거금으로는 총 5조 4547억 원이 들어왔다. 나노팀의 시가총액이 공모가 기준 2490억 원임을 고려할때 20배가 넘는 자금으로 청약 건수는 33만 8032건이다. 앞서 나노팀은 14~15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전체 응찰 기관 1830곳 중 87%(1589곳)가 희망 공모가를 웃도는 가격을 써낼 정도로 입찰 경쟁이 뜨거웠다. 공모가는 희망가 최상단인 1만 3000원으로 결정됐다.


나노팀은 공모액 267억 원 중 약 106억 원을 방염패드·열폭주차단패드 생산을 위한 신규 공장 건립 등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커지면서 2025년을 기점으로 매출액이 큰 폭 증가할 것이라는 게 나노팀 측 관측이다.


최윤성 나노팀 대표는 “수요예측에 이어 나노팀의 가치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성원해주신 투자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고객사 확대를 통해 열관리 소재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좋은 실적으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나노팀은 23일 납입을 거쳐 3월 3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날 일반 청약을 마감한 임상시험수탁(CRO) 기업 바이오인프라도 최종 경쟁률 1034.7 대 1을 기록하며 중소형주 흥행을 이어갔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003억 원인 바이오인프라의 청약 증거금은 1조 7655억 원을 기록했다. 바이오인프라는 앞서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594.9 대 1을 나타냈고, 공모가를 희망가 최상단인 2만1000원으로 확정했다.


이상득 바이오인프라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시장 진출을 추진해 분석기술 중심의 글로벌 CRO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바이오인프라가 내달 2일 상장하면 올 해 처음 IPO에 성공한 바이오 기업으로 기록된다. 상장주관사는 DB금융투자(016610)다.


한편 두 회사의 일반청약 흥행으로 중소형 공모주 투자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꿈비(407400)·스튜디오미르(408900)·미래반도체(254490) 등 중소형주가 잇달아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두 배의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에 성공했다.


다만 투자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대어’급 기업들이 최근 IPO를 철회하자 '따상'을 노린 투자금이 무분별하게 중소형 공모주로 밀려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매출액에 비해 (공모주 기준)시가 총액이 너무 높게 잡히는 등 시장이 과열돼 있다"며 "향후 거품이 꺼지면 IPO 시장이 더 침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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