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제로'·한국노총 '26억'…노조 금고보조금 점검 성과낼까

정부 보조금시스템 공시보니
양대 노총, 지원 총 26억
노동계 "정부 노동 탄압" 반발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에서 민주노총을 검색한 결과 전부처 지원 내역이 없다.


고용노동부가 정부의 국고보조금 투명화 기조로 노동조합이 받은 국고보조금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노조 보조금은 다른 단체에 비해 지원 규모가 미미하거나 특정 노조로 쏠려있다. 노동계는 이를 근거로 국고보조금 조사가 과도하다는 주장을 이어왔다.


22일 정부의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회계연도 기준 중앙부처 전체가 민주노총에 지원한 국고보조금은 제로다. 관할 부처인 고용노동부의 지원 실적도 없었다. 민주노총이 지원받은 금액은 2002~2005년 사무실 입주를 위한 보조금 약 30억원 한 차례였다. 이후 중앙 부처 지원이 끊긴 것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전체 조합원 80%로 양대 노총이다.


고용부의 국고보조금은 한국노총에 쏠려 있었다. 한국노총 지부들의 공시 금액은 약 2억원이었다. 공시된 14건을 보면 대부분 지원건별로 100만원 단위 또는 1000만원 단위다. 아직 결산 전인 탓이 공시되지 않은 사업 금액까지 합치면 총 26억원이다.


고용부는 이달 말까지 민주노총에 국고보조금 운영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노조 전반에 대한 보조금 점검을 실시 중이다. 보조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을 경우 환수 등 엄정 대응에 나선다. 하지만 고용부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정산 과정에서 국고보조금을 잘못 사용한 사실을 확인한 경우는 20건뿐이다. 고용부는 깐깐하게 관리해왔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공시시스템에서 연 2회 모니터링을 하고 지원 대상에 대한 연 1회 점검을 했다. 이는 노조의 국고보조금 점검 결과가 예상보다 성과가 없을 수 있다고 유추할 대목이다. 양대 노총에 지원된 금액 수준이 다른 단체에 비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부정 수급이 있을 경우라도 규모도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동계는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국고보조금 조사 등 일련의 재정 점검을 두고 기조에 정부의 노동 탄압이 있다고 반발해왔다. 반면 정부는 세금으로 투입된 국고보조금의 부정 사용에 예외가 없다며 조사 강도를 높이고 후속 대책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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