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강화에…EU 탄소배출권 톤당 100유로 첫 돌파

3년간 5배 급등…사상 최고치
친환경 기술 투자 활성화 기대
철강 등 제조업 비용증가 우려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톤당 100유로(약 13만 9000원)를 돌파했다.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세가 권역 내 친환경 기술 투자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한편 제조업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EU 배출권거래시장(ETS)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은 전일 대비 2% 오른 톤당 101유로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간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해온 100유로선이 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EU가 ‘넷제로(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환경 규제에 박차를 가하자 탄소배출권 가격이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합의된 후 각국에서 비준 절차를 밟고 있는 EU의 새 환경 규제는 2039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수급 위기가 심화되면서 유럽 내 탄소배출권 거래는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규제 강화가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 3년간 5배나 급등했으며 최근 들어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세가 탄소포집·수소발전 등 친환경 기술 투자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일각에서는 다탄소 배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은 탄소 감축이 어려운 대표 업종으로 꼽힌다. 조리 링만 유럽제지산업연맹(CEPI) 사무총장은 “탄소배출권 가격 폭등이 상당수 기업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EU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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