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경 식약처장 "현장 목소리 반영해 규제 혁신…오래된 대못 뽑고 새길 놓을것"

R&D 코디 등으로 제품화 총력 지원
6억데이터로 마약 상습 투약자 색출
유아인 잡은게 아니라 엄홍식 찾은것
디지털치료기기 건강보험 적용기대

오유경 식약처장. 사진 제공=식약처


“지난해 혁신 과제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던 규제들이었습니다. 올해 추진할 ‘규제혁신 2.0’이 다른 점은 혁신 과제들을 소비자와 업계가 직접 제안한다는 것입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23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 초부터 ‘혁신의 길, 현장에서 듣는다’ 간담회를 진행 중인데 올해는 현장의 목소리를 좀 더 들으려고 한다”며 “'어떻게 하면 수출을 늘릴까'를 늘 염두에 두고 규제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식약처 규제가 어떤 점이 미흡한 지도 살피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처장은 모식도가 그려진 판넬을 손으로 짚어가며 규제혁신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는 “규제혁신은 대못을 빼는 것인데 불편했던 것을 고치는 것은 당연히 할 일”이라며 “하지만 새로 개발된 기술이 길을 잘 달릴 수 있도록 새 길을 잘 만드는 것 역시 규제혁신”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바뀌어서 불필요하게 된 ‘신호등’, 즉 규제들도 많은데 그런 것들은 모두 제거해서 빨리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 처장은 규제기관의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한 예로 다리(브릿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그는 “제약 회사는 많은 신약을 개발하지만 대부분은 제품화하기 전 바다, ‘데스 밸리’에 빠진다”며 "우리가 연구개발(R&D) 코디를 하고 제품화 상담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업계가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다리를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처장은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상습 투약자를 찾아내는 데도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에서는 오유경이 유아인을 잡았다고 하는데 사실 식약처가 잡은 사람은 엄홍식”이라며 “6억 5000만 개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이상 징후를 보이는 마약 처방을 가려내겠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검찰·경찰·관세청 등 마약 유관 기관 중 유일하게 국장(마약안전기획관) 직제를 갖고 있다.


최근 식약처가 처음으로 허가한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해서는 급여화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오 처장은 건보 적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건강보험 쪽은 우리가 관여를 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정부는 새로운 디지털 치료기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식약처가 허가할 때 보건복지부도 관심있게 봤다. 좋은 제품을 환자들이 쓰게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기조 하에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에둘러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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