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냉전 속에서 동병상련의 처지인 한국과 폴란드가 국방 협력을 한층 강화한다. 양국이 공동 군사 훈련을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폴란드는 한국 무기 체계를 계속 도입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3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과 양자 회담을 열었다고 전했다. 두 장관은 회담에서 유럽·한반도 안보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 간 국방·방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장관은 양국이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같은 무기 체계를 운용하게 된 점에 착안해 양국 군인들의 교차 방문을 통한 공동 군사훈련을 추진하기로 했다.
회담에서 브와슈차크 장관은 앞으로도 한국의 무기 체계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양국 간 전략적·장기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장관도 폴란드의 방산 기술 발전과 한국의 유럽 방산 시장 교두보 마련 등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는 국방·방산 협력 모델을 만들자고 제안하며 호응했다.
두 장관은 회담에서 국방 전반의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특히 양국 간 국방·방산 협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장관급 정례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또 올해 열리는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에 한국이 주도국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두 장관은 회담 후 토룬 포병사격장에서 진행된 K-9 자주포 시험 사격을 참관했다. 이 장관은 K-9 자주포와 폴란드에서 생산한 탄약으로 사격 시범을 보인 것을 거론하며 “지난해 5월 양국이 합의한 후 양국이 발전시켜온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저와 브와슈차크 장관은 오늘 회담을 통해 양국의 국방 및 방산 협력을 미래 지향적으로 더욱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험 사격 참관 후 양 장관은 바르샤바에서 진행된 양국 업체 간 K-2 전차 및 K-9 자주포 2차 이행 계약 체결을 위한 ‘컨소시엄 기본 합의서’ 체결식에 참석했다.
회담 후 현지 방송에 송출된 언론 브리핑에서 이 장관은 “한국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포탄 수출 요청을 받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전에도 우크라이나 지원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포탄 재고가 줄어들자 한국산 포탄을 수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