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원해준 기업, 미국 반도체 못산다

바이든, 中·중동 등 90여개 기업 제재
알루미늄 등 러 '캐시카우' 관세 인상도

미국이 중국을 포함해 러시아를 지원한 제3국 기업 90여 곳을 제재한다. 해당 기업들에는 미국에서 제조되거나 특정한 미국 기술·소프트웨어가 포함된 반도체 등의 품목을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이 금지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24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죄기 위한 추가 제재안과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러시아 내 개인·기업·기관은 물론 중국·중동 등 대러 제재를 위반한 제3국 기업들도 무더기로 겨냥했고 러시아의 ‘캐시카우’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도 마련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방위·기술 산업과 관련된 행위자들을 추가로 제재한다”며 “러시아가 제재 품목의 재고를 다시 채우거나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돕는 기업 90여 곳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으로 수입되는 특정 러시아 제품의 관세를 올린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러시아산 금속·광물·화학제품 등 총 28억 달러(약 3조 7000억 원)에 달하는 100여 개 품목의 관세가 인상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로 러시아에서 제련 또는 주조된 알루미늄이 미국 시장에 진입할 때 드는 비용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모든 경제적 수단을 사용해 러시아의 전쟁 능력을 방해하고 경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 2위 알루미늄 생산국으로 미국은 전체 알루미늄 가운데 10%를 러시아에서 수입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서방은 그동안 알루미늄 등 산업용 금속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를 피해왔다”며 이 같은 조치로 미국의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고 러시아의 재정 수입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2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 규모의 안보지원안도 발표했다. 백악관은 올봄 공세를 준비 중인 우크라이나를 위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포탄 추가분과 다양한 무인항공기(드론)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F-16전투기는 원조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울러 잇단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전력 기반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 달까지 이동식 발전기를 전달하는 등 최대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긴급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