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1.69%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05%, 1.02% 빠졌는데요.
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97% 선까지 상승했고,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물은 4.816%를 기록했는데요. 2년 만기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 꼭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달러인덱스도 이날 105.32까지 치솟았는데요. 국채금리 오름세와 달러강세가 겹치면서 증시에 부담이 됐습니다.
미시간대의 1년 인플레이션 기대 확정치가 4.1%로 예비치(4.2%)보다 약간 낮아졌지만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하다는 점이 PCE를 통해 확인됐는데요. 유럽에서는 경제대국 독일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당초 -0.2%에서 -0.4%로 수정됐습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12개항을 발표했지만 의미가 없는 내용이었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중국 기업과 은행이 러시아를 돕게 되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오늘은 1월 PCE를 집중 분석하고 금리 및 증시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핵심 자료인 PCE부터 보죠. 이날 나온 1월 PCE가 전월 대비 0.6% 상승해 블룸버그 전망치 0.5%를 웃돌았는데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작년 12월만 해도 0.2%였죠.
전년 대비로는 5.4% 증가해 월가 예상치 5.0%보다 0.4%포인트(p)나 많았는데요. 전체적인 수치가 높았던 데는 휘발유 같은 에너지 가격이 2% 상승한 탓이 큽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죠.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PCE도 오름세가 뚜렷합니다. 1달 전 대비 0.6%, 1년 전과 비교 시 4.7% 뛰었는데요. 시장은 각각 0.4%와 4.3%를 예측했죠.
항목별로도 1월에 상품과 서비스가 모두 0.6%씩 상승했는데요. 서비스는 지난해 12월에도 0.6%였는데 같은 기간 상품은 -0.5%에서 0.6%로 크게 늘었습니다. 그동안 서비스 물가가 강하다는 점이 문제였는데 이번에 상품도 반등한 거죠.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에너지와 농산물을 더한 헤드라인 수치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고 근원 숫자는 끈적끈적하다”며 “금융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타깃까지 낮출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슈퍼코어 서비스(근원 서비스-주택 서비스) 증가폭이 확 높아졌는데요. 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 PCE의 슈퍼코어 서비스 물가가 전월 대비 0.32% 상승했다고 봤는데 1월에 0.6% 급등했다고 계산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수차례 언급한 슈퍼코어 서비스 물가에 정확히 들어맞는 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아닌 PCE기 때문에 슈퍼코어 서비스 물가 상승은 연준에 좋지 않은 소식인데요.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상품과 슈퍼코어 서비스 물가의 빠른 상승과 함께 지출이 증가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나쁜 소식”이라며 “공급망 병목현상이 완화하면서 (공급이 원활해지자) 최근에는 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이끌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 이상으로 올려야 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1월에는 소비도 크게 늘었는데요. 전월 대비 1.8% 증가하면서 지난해 12월(-0.1%)과 11월(-0.2%)의 마이너스 추세를 뒤집었습니다. 물가를 고려해도 1.1%로 전달(-0.3%)보다 확 개선됐는데요. 실질 상품 소비는 전월 대비 2.2%, 서비스는 0.6% 늘었습니다.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3% 올랐던 것과 일맥상통하는데요.
이 같은 소비 증가(수요 확대)가 PCE 물가 상승을 이끌었던 겁니다. 실제 온라인 여행사 부킹 홀딩스에 따르면 올해 1월 월간 객실 예약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1월 미국의 식당 매출도 950억 달러로 코로나19 이후 계속 증가세라고 하죠.
이 때문에 결국 노동시장이 둔화해야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한 발 더 나가면 침체 없이는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생각이 가능한 거죠. 1월의 전월 대비 PCE 흐름이 1년 내내 지속한다면 올해 PCE는 단순 계산으로 7%가 넘는데요.
이날 시장에서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지금보다 대폭 올려야 하며 이 과정에서 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이 주최한 통화정책포럼에서 프레데릭 미슈킨 전 연준 이사와 JP모건체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 뉴욕대 교수인 커미트 쇤홀츠 등이 내놓은 연구를 보면, 이들은 “경기침체 없이 중앙은행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을 만들어 낸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저자들은 “우리의 모델을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연준이 2025년 말까지 인플레이션 목표(2%)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추가적인 긴축이 필요하다”며 기준금리가 올 하반기에 5.6%를 기록한 뒤 6% 또는 6.5%에서 최종금리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최악의 경우 기준금리가 6.5%까지 뛸 수 있다는 거죠.
이들은 “우리의 분석은 연준이 2025년 말까지 완만한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돌아오는 연착륙을 설계할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리하면, 지금까지 침체 없는 디스인플레이션은 없었으며 현 상황에서는 인플레 기대가 잘 고정돼 있어도 기준금리를 최대 6.5%까지 올려야 물가를 잡을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최소한 완만한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는 뜻인데요.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이 이날 업데이트한 1년 내 경기침체 확률은 62.7%로 1월(63.3%)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지난해 12월(53.8%)보다는 9%p 가까이 높은데요. 클리블랜드 연은은 3개월과 10년 국채금리 역전폭과 성장률 전망을 통해 침체 확률을 예측합니다. 씨티도 결국 미국에서 침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봤는데요.
이날 나온 PCE에서도 1월 개인소득이 0.6% 증가했는데 소비지출이 1.8% 늘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는 1월의 강한 소비가 지속가능하지는 않다는 의미인데요. 부족분은 전에 갖고 있던 돈을 쓰거나 신용카드로 충당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두가 지금보다 더 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금리인상폭과 침체에 관해서는 의견이 서로 다릅니다. 당장 최종금리 6% 이상 얘기도 그렇죠.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는 앞선 5명의 연구 논문에 대해 “노동의 수요공급 불균형이 지속하고 있고 서비스 부문의 인건비가 크다는 점은 인플레이션이 천천히 내려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지금의 인플레이션 상황은 예전과 다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예전 인사들보다 신뢰도를 더 많이 갖고 있다”고 반박했는데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리고 당분간 이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우리가 필요로 하는 곳에 있지 않고 너무 높다. 지금보다 조금 더(a little more) 할 일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난해 12월 FOMC 때의 최종금리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데이터에 달려있지만 현재로서는 5.25~5.50% 정도면 된다는 말입니다. 2월 FOMC에서 0.5%p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 그는 3월 FOMC에서 금리를 얼마나 올려야 할지는 답하지 않았는데요.
금리선물 시장도 비슷합니다. 전체적으로 더 높은 최종금리를 점치는 이들이 증가했지만 아직은 3월 금리인상 전망(0.25%p)과 최종금리 수준(5.25~5.50%)에 대한 지배적인 의견이 변하진 않았는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 현재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p 올릴 확률은 73%로 어제와 같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도 “더 빨리 움직이고 신뢰도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사실상 0.5%p 인상을 다시 했지만 2월 FOMC 의사록에서도 봤듯 아직 다수가 아닌데요.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ISI 부회장은 “최신 데이터가 나오면서 연준이 0.5%p를 인상할 위험이 커졌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연준이 0.5%p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점쳤습니다.
5.25~5.50%의 최종금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6월의 경우 한 단계 낮은 5.00~5.25%는 하루 새 가능성이 25.9%에서 21.7%로 줄어든 반면 한 단계 높은 5.50~5.75%는 확률이 17.9%에서 20.5%로 커졌습니다. 5.75~6.00%를 보는 이들도 0.3%에서 0.9%로 불어났는데요. 큰 틀의 최종금리 수준은 같지만 전체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예상하는 이들이 늘어난 건데, 이것이 이날 증시 하락의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됐죠.
침체 우려도 갈리는데요. 특히 연준 인사들은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메스터는 “흥미로운 노동시장이다. 기업이 한동안 사람을 고용하는 게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경기둔화 조짐에도) 직원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나는 건강한 노동시장과 함께 가격안정성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는데요. 실업률을 크게 올리지 않고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뜻으로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최종금리가 확 올라가지 않더라도 연준의 긴축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점입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으며 최근 몇 가지 강력한 노동지표와 강한 소매판매 및 PPI를 포함한 데이터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추가로 금리를 올려야 하며 그리고 나서 한동안 유지해야 하는데 아마도 시간이 더 늘어날 것(extended time) 같다”고 점쳤는데요.
추가로 볼 것은 연준의 통화정책의 기준으로 삼는 1월 근원 PCE를 보면 실질 정책금리가 ‘제로’ 수준에 진입했다는 점입니다. 1월 근원 PCE가 전년 대비 4.7%이고 현재 기준금리가 4.50~4.75%이니 근원 PCE-기준금리가 0을 넘는 거죠. 지난해 12월 만해도 근원 PCE가 4.6%인 데 반해 정책금리가 4.25~4.50%였으니까 마이너스였습니다.
연준이 실질 정책금리 플러스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앞으로 속도가 문제긴 하나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고 기준금리는 올라갈 것인 만큼 지난해 뉴욕 연은이 제시했던 실질 정책금리가 +1.5%p 안팎이어야 한다는 공식이 아직 유효하다면 금리인상이 몇 번 더 남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는 높이보다는 길이가 관건이 될 수 있겠죠. 북 리포트를 만드는 피터 부크바는 “근원 PCE를 보면 마침내 실질 금리가 0%”라며 “초점은 연준이 높은 금리를 얼마나 오래 가져가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더 오랜 긴축은 침체 가능성을 키우는데요.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떨어지지 않으면 결국은 기준금리를 더 높여 실질 정책금리의 상당한 플러스를 가져가야 할 수 있기 때문에 5.25~5.50% 이상의 최종금리도 배제하면 안 되겠습니다. 지금은 데이터가 모든 것을 좌우하기 때문이지요.
마지막으로 시장 반응 좀 더 보겠습니다. 크리스 자카랠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CIO는 “우리는 훨씬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고객들에게 공격적으로 나가면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브라이언 오버비 앨리의 선임 시장 전략가는 “인플레이션과 1월 랠리 이후에 대한 시장의 평가, 4분기 기업 어닝 시즌을 종합해보면 주식이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거의 없다”며 “노랜딩 견해는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간다는 생각에 빠르게 울퉁불퉁한 범피 랜딩(bumpy landing)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준의 매파 성향이 지속할 것을 우려해 주식을 투매하고 있다는데요. 지난 22일 기준 최근 한 주 동안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서 70억 달러가 유출된 반면 채권 쪽에는 49억 달러가 흘러들어왔다고 합니다. 주식과 현금에서 채권 쪽으로 돈이 움직이고 있다는 건데요.
실제 국채금리에 대한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채권담당 전략가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3개월 뒤 3.71%, 6개월 뒤 3.66%, 1년 뒤 3.40%를 찍을 것이라고 나왔는데요. 한 달 전에는 3.70%(3개월 뒤), 3.60%(6개월 뒤), 3.25%(1년 뒤)였다고 합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물의 경우 1년 뒤 3.69%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한 달 전 예측(3.52%)보다는 0.17%p 높은 수치인데요. 추가 질문에 응한 17명 가운데 10명은 향후 3개월 내 10년 만기 미 국채가 지난해 최고치(4.2%대)를 다시 기록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국채금리는 증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인데요.
그럼에도 B. 라일리의 수석 시장 전략가 아트 호건은 “실망스러운 데이터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것이 최근의 최저치를 다시 시험할 수도 있지만 나는 아직 최저치로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준이 5.25%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더 확인된 것일뿐이며 이것만으로 2023년 랠리가 끝났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3월 FOMC 전후로 시장은 크고 작은 변수에 흔들릴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CNN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의 경고에도 러시아에 드론과 탄약, 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니 앞으로는 지정학 리스크도 챙겨야 하겠죠. 지금부터는 무엇보다 신중해야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방송] : 국내 최초 경제지 서울경제신문의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방송됩니다. 생방송 이후에는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생방송 이후에는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질의응답(Q&A)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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