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의 조세형 또 다시 실형…옥살이만 40년

금품 훔쳐 1년 6개월 형 확정…실형만 10차례
법원 "달라질 지 모르겠지만 또다시 죄 짓지 말라"

지난해 2월 조세형(84) 씨가 19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법원으로 호송되고 있다./연합뉴스

'대도'(大盜)로 불리던 조세형(85)씨가 출소 한 달 만에 전원주택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로 또 한번 실형 확정판결을 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절도)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 6개월 형을 최근 확정했다.


조씨가 유명해진 건 종합병원장, 전직 국회의원 등 유명인사의 집에서 ‘억’ 소리 날 만한 물건을 훔쳤기 때문이다. 1982년 조씨가 검거된 후 경찰이 240여점의 귀금속을 장물로 회수했다. 액수로 따지면 2억원이 넘었다. 통계청에서 물가상승률에 따른 화폐가치를 환산해보면 현재 72억5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특히 전직 국회의원 집에서는 국내 한두개 있을까 말까 한 5.75캐럿짜리 물방울 모양의 다이아몬드를 훔쳤는데, 이는 정확한 값을 매길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당시 신문은 전한다.


그는 1982년 구속돼 도합 15년 수감생활을 했으며, 출소 후에는 선교활동을 하거나 경비보안업체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새 삶을 사는 듯했다.


그러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히면서 다시 범죄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부터는 대도였던 과거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2005년에는 서울 마포구에서 치과의사 집을 털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고 2010년에는 장물 알선으로 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2013년에는 7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 등을 이용해 강남의 고급 빌라를 털다 실형을 선고받았고, 2015년에는 출소 다섯 달 만에 용산의 한 고급 빌라에서 재차 남의 물건에 손을 대 3년 더 수감 생활을 했다.


그는 자신의 절도벽을 불우한 어린시절 탓으로 돌렸다. 그의 부모는 생활고로 그를 보육원에 맡겼는데, 그곳에서 가혹행위를 당했으며 절도 기술을 익혔다고 밝혔다.


조씨의 절도벽은 고령에도 끝나지 않았다. 조씨는 2019년 절도죄로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2021년 12월 출소했는데, 불과 한 달 뒤인 작년 1월 교도소 동기 김모씨와 함께 경기 용인시의 한 전원주택에서 2천75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가 붙잡혔다. 조씨는 법정에서 "어려운 사정의 김씨가 요구해 범행에 가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2심 재판부는 선고를 마친 뒤 고령인 조씨를 향해 "이런 말씀을 드린다고 해서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이제 더는 죄짓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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