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30대의 채무 규모가 3조 6000억 달러에 이르며 그 부담은 점점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역사상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20대 이하 Z세대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다수다.
WSJ는 뉴욕연방준비은행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30대의 부채 잔액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27% 늘었으며 금융위기 이후 증가 폭이 가장 크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같은 기간 모든 연령대에서 늘어난 빚의 양을 비교한 결과로도 그 폭이 가장 가팔랐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회생활을 시작해 소득이 높아질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이를 메우기 위해 쓴 신용카드 등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와중에 부담으로 돌아왔다.
미국 경제가 낮은 실업, 활발한 내수 소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인플레이션 같은 견조한 환경이지만 30대의 경우 이를 빚으로 지탱하고 있다는 징후들이 발견된다. 신용점수 제공 업체 밴티지스코어솔루션스의 통계를 보면 미국 30대의 평균 신용카드 사용 잔액은 올 1월 기준 6750달러로 팬데믹 이전보다 26% 늘었다. 그러나 이들이 연체한 카드빚도 증가했다. 신용 정보 분석 업체 트랜스유니언은 고령자의 카드 연체액은 팬데믹 이전보다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30대의 카드 연체가 늘었다고 전했다. 트랜스유니언 통계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3개월 이상 카드 대금이 연체된 이용자를 연령별로 구분한 결과 30대가 3.44%로 20대(3%), 40대(2.42%), 50대(1.16%) 등을 크게 웃돌았다.
리서치 업체 모닝컨설트의 샬럿 프린시파토 애널리스트는 “30대는 자신의 재정 생활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낀다. 사방에서 타격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