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빚이 8652만 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리 상승,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전체 빚 규모는 크게 늘지 않았다. 하지만 1인 가구 급증 등 가구 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가구당 빚이 1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 신용 잔액은 1867조 원으로 전년 말(1863조 원)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 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 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한은은 2002년부터 가계 신용 통계를 작성해오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가구는 2021년 2144만 가구보다 14만 가구 정도 늘어난 2158만 가구로 가계 신용을 전체 가구 수로 나눈 가구당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8652만 원이었다. 전년 말(8755만 원)보다 1.17% 감소한 수치다.
연말 기준 가구당 부채가 감소한 것은 2002년 3076만 원에서 2003년 3059만 원으로 0.56% 줄어든 후 19년 만이다. 이후 2003년부터 2021년까지는 단 한 해도 빠짐없이 가구당 부채가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가구당 부채는 2002년 3076만 원에서 2007년(4008만 원) 4000만 원 선을 넘어선 후 다시 2011년(5124만 원) 5000만 원대도 돌파했다. 2015년 6328만 원, 2017년 7412만 원, 2020년 8343만 원 등 가파르게 오르며 2021년에는 8755만 원까지 불어났다.
가구당 빚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1인당 빚은 반대로 늘어났다. 인구수는 2020년 5184만 명을 정점으로 2021년 5174만 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5163만 명으로 계속 줄어들면서 지난해 인구 1인당 빚은 3616만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