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보다 싸다구” 갤럭시Z 베낀 中 폴더블 공세 [MWC 2023]

화웨이 메이트 Xs2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3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삼성전자(005930) 갤럭시Z 폴드·플립을 쏙 빼닮은 폴더블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전자 사장단 또한 중국 기업 부스를 유심히 관찰하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위축됐던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폴더블·프리미엄 전략으로 유럽 공략에 기세를 올리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23의 아너 전시관. 삼성전자를 겨냥한 듯 갤럭시 전시관 옆을 차지했다. 윤민혁 기자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3에서는 화웨이·샤오미·아너·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일제히 신제품을 공개했다. 지난해 스마트 기기 없이 통신장비 전시에 집중했던 화웨이는 올해 최대 규모 부스를 열고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 폴더블폰 메이트 Xs2, 메이트50 시리즈 등 모바일 기기를 대거 전시했다.


화웨이 자회사 아너는 삼성전자를 저격하듯 갤럭시 전시관 옆에 대형 부스를 열었다. 아너는 MWC 2023에서 지난해 중국 내수 시장에 출시한 폴더블폰 ‘매직Vs’의 글로벌 출시 소식을 알렸다. 매직Vs는 ‘인덕션’이 달린 후면 카메라를 제외하면 세세한 부분에서까지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4를 그대로 옮긴 듯 한 모습이었다. 스냅드래곤8+ 1세대를 탑재하는 등 사양 또한 유사하다. 가격은 1599유로(약 223만 원)로 1896유로(약 264만 원)인 갤럭시Z 폴드4보다 300유로 가량 저렴하다.




중국 아너(HONOR)의 조지 자오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4’(오른쪽)를 자사 최신 스마트폰 ‘아너 매직 Vs’와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아너’ 캡처


아너가 갤럭시Z 폴드4를 저격했다면, 오포는 갤럭시Z 플립4를 겨냥하고 나섰다. 오포는 이번 행사에서 파인드 N2 플립을 공개했다. 갤럭시Z 플립4와 유사한 외관에 외부 디스플레이는 더욱 키운 모습이다. 가격은 1199유로(약 167만 원)로 1099유로(약 153만 원)인 갤럭시Z 플립4보다도 비싸다. 중국 제조사들이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에 나선 것이다.


가성비의 대명사 샤오미도 올해 MWC 2023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다. 샤오미가 공개한 샤오미13은 펀치홀 디자인에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를 탑재하고, 화면 크기에 따라 3가지로 모델을 세분화 하는 등 디자인과 성능 모두 갤럭시S23을 모방한듯 했다. 가격은 일반형이 999유로(약 138만 원)으로 전작인 샤오미12의 2배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저가 시장 공략을 끝낸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며 고가 시장에서도 당당히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가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3 오포 부스에서 오포의 클램셸 방식 폴더블폰 '파인트 N2 플립'을 체험하고 있다. 윤민혁 기자


안드로이드 시장 맹주인 삼성전자를 겨냥한 듯한 중국의 행보에 삼성전자 고위 경영진들도 긴장한 모습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장 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삼성 따라하기’에 대한 질문에 웃음만 지으며 답변을 피했지만,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등이 아너·오포·샤오미 부스를 찾아 폴더블 스마트폰을 유심히 관찰했다. 경 대표는 오포 부스에서 40여 분간 머물며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최 대표는 중국 업체들이 위협적으로 느껴진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