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국책연구기관장이 하나둘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과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곧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문 이사장은 전날 연구소에 공식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세종연은 이르면 3월 초 이사회를 열고 후임자 인선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문 이사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으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햇볕정책을 비롯한 대북 정책 마련에 관여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대통령비서실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임명돼 남북 및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자신이 문재인 정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해 물러나려는 뜻을 이미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외교부는 21~24일 세종연에 대해 실지 감사를 벌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감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며 “추후 감사가 완료되면 적절한 시기에 내용을 알려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직속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의 홍 원장에 대해서도 최근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해 말 외교원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으며 감사 결과에 따라 홍 원장의 업무에 일부 제한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홍 원장은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외교부는 사실상 홍 원장에 대한 해임 처리 방침을 결정하고 서류 작업 등에 착수했다고 한다.
행정절차법상 고위 공무원을 면직하려면 당사자의 의견을 직접 듣는 청문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최근 외교부는 홍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립외교원장은 차관급 정무직으로 외교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8월 임명돼 현재 임기를 6개월 정도 남긴 상태다. 외교가에 따르면 홍 원장은 기존에 몸담았던 세종연구소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문 이사장과 홍 원장에 대한 감사를 동시에 실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일부 제보라든가 지금까지 (기관을) 운영해온 문제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감사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두 인사가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만큼 이번 감사가 정치적 파장을 부를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감사가 종료돼 결과가 나와야 그간 경위나 세부 내용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다. 아직 감사가 진행 중이어서 소상히 말씀드리지 못한다”며 자세한 언급을 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