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말 많은 시화 거북섬…부동산PF 경색에 개발 좌초위기

브리지론 연장 실패·투자자 못찾아
정왕동 2724 일대 두번째 공매행
대우건설 생숙시설 추진 부지는
본PF 전환 불발에 "검토 중단"
2723-1 일대도 조만간 공매


시흥시와 경기도·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하는 시화호 멀티테크노밸리(MTV) 거북섬 개발 사업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경색으로 좌초 위기에 몰렸다. 투자자 찾기에 실패한 거북섬 내 부지가 두 차례나 공매로 나온 데 이어 인근의 다른 부지도 조만간 공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은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2724 일대(8343㎡) 및 2724-1 일대(7231.1㎡)에 대한 공매 입찰을 진행했다. 이 일대는 브리지론 만기가 도래한 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이미 지난해 9월 한 차례 공매에 나왔던 물건이다. 이 부지에 생활형숙박시설을 짓는 개발 사업을 진행하려던 더웨이브시화엠티브이는 2021년 1월 830억 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받았으나 이후 연장에 실패했고 결국 신한자산신탁은 지난해 9월 이 부지에 대한 공매를 진행했다. 당시 한 자산운용사가 800억 원에 해당 부지를 인수하기로 하고 80억 원의 계약금까지 납부했으나 생활숙박시설 등 비주거 부동산의 분양가가 크게 떨어지는 등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자 계약금을 포기하고 매입을 철회했다. 이 일대는 일반 상업지역으로 이미 지난해 9월 1일 시흥시로부터 숙박시설(생활숙박시설, 제2종 근린생활시설 일반 음식점, 제1종 근린생활시설 목욕장)로 승인 받았다.




0315A23 공매 예정 부지


인근에 위치한 정왕동 2723-1 일대도 조만간 공매로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우건설이 이 부지에 대한 생활숙박시설 시공을 검토했으나 중단하면서 사업이 사실상 불발됐다. 브리지론의 만기가 올해 초 지났지만 공사비와 사업비가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신규 수주를 늘리기 부담스러운 시공사들이 참여를 주저해 대주단과 자금 연장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당 사업장의 본PF 전환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급계약을 체결할 수 없어서 검토를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 4903㎡ 규모의 토지는 현재 KB자산신탁에 소유권이 넘어가 조만간 공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부동산 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북섬의 입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금융비와 공사비가 워낙 많이 올라 사업성을 고려하면 참여할 수 있는 시공사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내에서도 비주거 분양가가 크게 떨어져 사업에 대한 부담이 다들 큰 분위기”라고 내다봤다.


거북섬은 특혜 의혹으로도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앞서 한 시민단체는 정왕동 시화호 거북섬 일대 ‘MTV 거북섬 해양레저 복합단지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특정 건설사에 특혜를 줬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다만 경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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