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CPI 급등] 獨 9.3%·佛 7.2% "인플레 2년 이상 간다"

[美 이어 유럽도 물가 공포]
유로존 2월 근원 CPI 3개월 연속 사상최고
美 10년물 국채 금리 4% 재돌파
기업 차입비용 증가에 부담 가중
10년 독일 국채 수익률도 최고치
카시카리 "임금완화 징후 안보여"
각국 중앙銀 긴축강도 높아질 듯

사진 설명

미국·유럽을 막론하고 물가와의 싸움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곧 중앙은행의 긴축 강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른 경제 충격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연착륙 기대는 흔들리고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1일(현지 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미국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9월 5.5~5.75%로 높아졌다. 전날까지는 5.25~5.5%였다. 국채금리도 치솟았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4.03%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금융시장의 심리적 경계선인 4%를 넘어섰다. 패트루민인베스터스 매니저인 새뮤얼 데이오는 “기업들은 이제 투자를 할 때 차입 비용 증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제조업의 위축은 이미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미국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7로 전망치(48.0)를 하회했다. 50 이하는 경기가 움츠러들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세부 지표 중 2월 구매물가지수는 51.3으로 전월(44.5)보다 올랐다. 제조업 경기는 위축되고 있지만 구매 물가는 오르는 국면이다. 내셔널얼라이언스증권 채권책임자인 앤디 브레너는 “분명히 스태그플레이션이 떠오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불안의 기저에는 인플레이션이 잘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이 경제의 서비스 부문을 둔화시킨다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 전망을 이전 나의 전망(5.4%)보다 높이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캔자스시티연은 연구진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자리 증가와 임금 상승이 임대 수요를 키우고 있다”며 “임대료 인플레이션이 곧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우리는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임대료가 상승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했다.


유럽도 물가 소식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유로존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8.5%를 기록해 1월(8.6%)보다는 소폭 내렸지만 예상치(8.3%)를 웃돌았다. 근원 CPI는 5.6% 상승해 예상치 및 전월 수치인 5.3%를 상회하며 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독일의 2월 CPI도 전년 대비 9.3% 올라 전월(9.2%)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적어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6~7%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의 벤치마크인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일 2.71%로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의 1월 CPI 상승률도 7.0%에서 2월 7.2%로 올랐다. 프랑수와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향후 2~3년간 끈질기게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퀸즈칼리지 총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 회의에서 50bp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럽의 현 상황은 미국도 촉각을 세워야 할 일”이라고 경제적 파장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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