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둘러싼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메디톡스(086900)와 휴젤(145020)이 제조 특허 분쟁으로 전선을 넓혔다. 휴젤이 메디톡스에 대해 특허 무효 심판을 제기하면서다. 통상 후발주자가 시장 진입을 위한 특허 소송을 제기하곤 하지만, 양사 간 분쟁 현황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법적 줄다리기가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메디톡스가 지난해 5월 미국에 등록한 '보툴리눔 독소 함유 용액으로부터 보툴리눔 독소를 분리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에 대해 지난달 21일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무효 심판을 제기했다.

휴젤 측은 "해당 특허는 진보성이 없는 일반적인 제조 기술"이라며 "후발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고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심판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메디톡스는 "미번 무효화 심판 신청은 메디톡스가 보유한 여러 특허 중 하나에 제기한 소송에 불과하다"며 "지적 재산권(IP) 보호를 위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메디톡스는 자사가 보유한 미국 특허에 대해 2021년 7월 다국적 제약사 갈더마, 미국 보툴리눔 톡신 기업 레방스테라퓨틱스로부터 각각 특허심판원의 무효 심판을 제기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특허 소송의 시점을 두고 지난해 3월 시작된 ITC 제소가 촉발한 양사의 법적 분쟁이 확전 향상에 돌입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앞서 대웅제약(069620)과 ITC 분쟁을 겪은 메디톡스는 해당 소송 이외에도 특허와 관련한 2건의 민사 소송을 미국에서 제기한 바 있다. ITC의 판결과 대웅제약을 제외한 메디톡스의 '3자 합의'로 해당 소송 건들은 순차적으로 종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휴젤의 특허 소송에 대해 "대웅제약과의 소송과 달리 균주 출처를 기반한 특허 소송은 아니지만,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양사가 법적 소송과 여론전까지 승소를 위한 다양한 방책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침 지난달 13일 휴젤이 ITC에 요청한 메디톡스와의 소송 '조기 종결' 요청에 ITC 소속 스탭 변호인단이 반대 의견 제시했다는 의견서가 공개돼 내년 초 예비 판결까지 양사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양사의 주가는 모두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이날 오전 10시 18분 기준, 휴젤의 주가는 13만 3800원으로 전날 대비 1.5% 하락했고, 메디톡스는 6.9% 떨어진 22만 6500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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