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영향을 감안해 미중 전기차 업체 간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미국 테슬라에 대해서는 ‘투자자의 날’에 반값 자동차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음에도 매수 의견을 유지한 반면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를 향해서는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최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애덤 조너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테슬라 목표 주가로 현 주가보다 15.8% 높은 220달러를 제시하고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조너스 연구원은 “전기차 업계에서 테슬라 경쟁자는 없다”며 “비용 감축 노력이 머지않아 테슬라만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도 테슬라의 비용 감축 계획이 향후 실적 개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봤다.
월가 전문가들은 테슬라와 달리 니오에 대해서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당초 월가는 올 1분기 니오의 매출을 25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가 최근에는 이를 16억 달러까지 내려 잡고 있다. 닉 라이 JP모건 연구원도 같은 날 니오에 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목표 주가는 14달러에서 10달러로 낮췄다. 라이 연구원은 “니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직전 분기인 3분기 13%에서 4%로 감소했다”며 “1분기 매출 감소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추가로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전기차 업체를 향한 월가의 이 같은 상반된 평가는 기업의 자체적인 미래 기술력보다 IRA 등 외부 정책의 파급력을 더 높게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본격화한 데 따라 중국 업체의 수출 감소, 실적 부진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날 증시는 월가의 전망과는 무관하게 움직였다. 전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시장 눈높이에 미달한 장기 사업 청사진(마스터플랜3)을 내놓자 테슬라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85% 하락한 190.9달러에 마감했다. 특히 머스크 CEO가 미래 성장 동력인 저가형 전기차 모델을 두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데 따른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니오 주가도 9.09달러로 마감해 52주 최저가인 8.31달러 부근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