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인상과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입주가 수개월씩 지연되는 단지들이 속출하면서 수분양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분양 당시 안내받은 입주예정일에 맞춰 세워 둔 이사 일정 등을 대폭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입주예정일이 분양 당시 안내됐던 일정보다 지연된 단지는 전국서 최소 약 20곳에 달한다.
포항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초곡의 경우 공기지연을 이유로 지난달 6일로 예정됐던 4차 중도금 납부를 연기했다. 단지 측은 "4차 중도금을 수납하기 위해서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60조 의거 공정률이 50% 이상 달성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및 화물연대 파업, 안전법규 강화 등으로 공사가 다소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힐스테이트 초곡의 공사진행률은 41.63%에 그쳤다. 이는 애초 계획했던 공정률 50%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사실상 입주 지연이 확실시되고 있다.
입주 지연이 확정된 단지는 이들 뿐만이 아니다. 올 1월 입주예정이었던 힐스테이트 포항의 입주도 오는 4월로 미뤄졌으며, 내년 2월로 예정됐던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의 입주도 같은 해 5월로 연기됐다.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의 입주도 원래 예정했던 지난해 9월에서 12월로 늦춰 진행됐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도 공기 지연으로 입주가 미뤄졌다.
울산에 들어서는 'KCC스위첸 웰츠타워 2단지'의 입주도 연기됐다. 분양 당시 안내됐던 이 단지의 입주예정일은 올 4월이었으나, 공정률은 72%(2월 말 기준)에 불과해 4월 입주는 불가능한 상태다. 시행사 측은 입주예정일을 7월로 연기했다. 충북 청주시의 'KTX오송역 대광로제비앙'과 충남 아산의 '아산 삼부르네상스 더힐', 제주도 제주시의 '제주 애월 남해 오네뜨' 등도 입주연기를 통보한 상태다. 앞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올 2월로 예정됐던 대구도남 A-2블록 국민임대·행복주택의 입주예정일을 4월로 미룬다는 내용을 입주예정자에게 통지했다. 이 밖에 GL메트로시티 향동 지식산업센터 5블록 등도 화물연대 파업 등을 이유로 입주예정일을 연기했다.
수분양자들은 입주지연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입주예정일에 맞춰 기존 거주하는 집의 전월세 계약 종료 시점을 맞췄거나 일부러 자녀의 초·중·고등학교 진학시기에 맞는 단지를 찾은 것인데, 일방적인 입주지연 통보로 이사일정은 물론 자금계획도 완전히 꼬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입주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줄이려는 과정에서 날림 공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코로나19로 공기가 지연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까지 폭등해 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과 레미콘 운송조합 파업 등도 나타나면서 골조공사가 대폭 지연됐다"며 “골조공사가 한 달 미뤄졌을 경우 예정된 여타 공사들이 줄줄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전체 공기는 그 이상 미뤄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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