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지방 조직의 미세 환경을 모사한 '생체모사칩' 개발

UNIST 박태은 연구팀, 비만 연구를 위한 지방조직 체외플랫폼 개발
비만 관련 질병 규명과 치료제 개발 가능해

탈세포화된 지방조직을 활용한 지방세포의 배양 플랫폼 구축 및 비만 AT MPS 모델 개발. 제공=UNIST

유니스트(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태은 교수팀은 인체 백색지방조직의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모사하는 생체모사칩(microphysiological system)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지방조직은 대부분이 지방세포로 이루어진 체내 결합 조직의 한 종류다. 그 중 백색지방조직은 체내 에너지 저장하고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지방산이나 호르몬 등 다양한 물질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이러한 백색지방조직에 과도한 지방의 축적으로 발생하는 비만은 전 세계 사망률 1위인 질환이다. 게다가 비만으로 인해 당뇨병이나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일부 암의 발생 및 악화에도 연관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의 관심이 커지면서 지방조직의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모사할 수 있는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배양법은 단일구 형태의 지방 덩이를 함유하는 지방세포로의 분화와 분화된 세포의 기능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더 나아가 지방조직의 미세환경을 모방하고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재현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비만 지방조직의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모사하는 지방조직 생체모사칩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개발된 생체모사칩은 지방조직에서 분리한 세포외 기질(ECM; extracellular matrix) 기반 하이드로젤 구조체 안에 지방세포가 3차원으로 배양된 상부 미세채널과 지방 내피세포가 공동배양된 하부 미세채널로 구성됐다. 세포외 기질은 조직에서 여러 세포 사이에 공간을 채우는 3차원 구조를 가지며 세포로부터 분비·축적된 분자로 구성된다. 특히 지방조직의 세포외 기질은 비만화 과정에서 조성과 특성이 역동적으로 변화해 지방세포의 거동을 직·간접적으로 조절한다.


먼저 연구팀은 정상 및 비만 지방조직을 탈세포화 하는 기술을 이용해 세포외 기질로 이루어진 하이드로젤을 만들어냈다. 형성된 하이드로젤은 조직 특유의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보유하여 정상 및 비만 지방조직만의 특수한 미세환경을 정확히 모사할 수 있었다. 또한 배양된 1차 지방세포의 기능을 장기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줬다.


연구팀은 각각 비만과 정상 지방조직 생체칩을 제작해 비만 지방 조직내에 혈관 내피세포에서 관찰되는 기능 장애를 재현했다. 비만에 의해 증가된 지방 내 염증 반응은 혈관내피 세포를 활성화시키며 지방내 면역세포의 수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병리학적 특징은 개발된 비만 지방조직 생체칩에서 약 2배 높은 면역세포 부착을 통해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비만과 암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했다. 개발된 지방조직 생체칩을 통해 비만 조건에서 암세포의 이동성과 조직에 부착되는 양이 약 2배가량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비만 지방조직과 암세포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간단하게 시각화·정량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제1 저자인 윤희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비만 지방조직의 미세 환경을 모사했다”며 “생체모사칩을 활용하면 비만 조직으로 인한 혈관내피세포의 활성화, 염증 및 기능 장애 뿐 아니라 다른 세포들과의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어 지방과 관련된 다양한 질병 기전을 규명하거나 비만 치료제 개발 등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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