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시총 21조로 셀트리온 위협…'고평가' 우려

실적개선에 장기 성장성 매력
52주 신고가 행진 이어지지만
올 상승률 135%로 과열 조짐
반도체주 반등땐 급락 가능성

에코프로비엠 본사인 청주 오창 공장 전경/사진제공=에코프로비엠


최근 2차전지 소재주가 너 나 할 것 없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단기간 급등(오버슈팅)에 따른 주가 고평가 목소리가 나온다.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몸값이 20조 원으로 급등하며 코스피 시총 14위인 삼성물산(028260)마저 제친 상황이다. 2차전지 산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많지만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보다 19.17% 오른 21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52주 신고가다. 올해 상승률은 135%에 이른다. 이밖에 2차전지 소재주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이수화학(005950)은 상한가까지 치솟았으며 나라엠앤디(051490)(23.22%), 솔브레인홀딩스(036830)(13.28%)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2차전지 제조사인 삼성SDI(006400), LG화학(051910)도 각각 6.84%, 3.27%씩 오르며 상승세가 거셌다. 에코프로비엠은 코스피 시총 13위 셀트리온과도 몸값이 1000억 원 정도 차이 나는 수준이다.


이들 종목의 주가 급등은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에코프로비엠을 334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이 3330억 원, 80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삼성SDI와 이수화학도 각각 3030억 원, 60억 원어치씩 쓸어담았다.






2차전지주는 대규모 수주 계약과 양호한 실적, 우호적인 정책 전망이라는 ‘삼박자’를 타고 일제히 뜀박질 중이다. 1월 포스코케미칼(003670)의 40조 원 양극재 수주를 시작으로 2월 엘앤에프의 테슬라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포드 합작 공장 설립 등 호재가 연이어 발표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이달 14일 발표될 ‘유럽판 IRA’가 국내 업체들에 유리하게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했다.


하지만 연이은 호재를 고려하더라도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남는다. 소재주 중 대장 역할을 하는 양극재 업체들은 2023년 주가수익비율(PER) 추정치가 평균 44배에 달한다. 중국 양극재 업체들의 평균인 18배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에코프로비엠과 시가총액이 비슷한 코스피 상장사 삼성물산과 비교해도 과열 분위기가 감지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2조 481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에코프로비엠보다 6배 이상 많다. 하지만 PER은 11배 수준으로 44배인 에코프로비엠에 비해 턱없이 낮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주도주인 반도체가 반등하면 2차전지주 랠리가 막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에서 2차전지주가 유독 더 강하게 오르는 것은 수주 확보, 쇼트커버 등 복합적 요인이 있다”면서 “이 같은 개별주 랠리(급등세)는 통상적으로 반도체주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위축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