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낙인' 불만에 공공임대 LH로고 뗀다 [집슐랭]

LH '공공주택 품질혁신 추진전략' 수립
공공임대 평균 평형 17.2평→20.5평 확대
교통·생활 우수 입지에 공공임대 우선 배정
기존 단지 LH 로고 삭제하고 수납 공간 확대

경남 진주 LH 본사 전경. 사진 제공=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임대주택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면적을 대폭 확대하고 역세권 등 우수 입지 중심으로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입주자들의 불만이 많았던 LH 로고 대신 민간 브랜드를 적용한다.


6일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LH 공공주택사업본부는 최근 ‘국민이 공감하고 입주자가 체감하는 공공주택 품질 혁신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이는 공공임대의 양적 확충을 넘어 질적 향상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주거 복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청사진에 해당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이한준 LH 사장 취임 당시 “공공임대 아파트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마감재 질 제고, 평수 확대 등을 포함한 근본적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우선 공공임대 평형이 대폭 확대된다. 현행 공급 면적 기준 17.2평인 공공임대 평균 평형을 20.5평으로 넓히겠다는 것이다. 다만 공공임대 평균 평형은 수도권 20평형, 지방권 22평형으로 지역마다 다르게 적용한다. LH 관계자는 “보통 수도권은 중소 평형에 대해 많은 수요가 있고 지방은 수도권 대비 더 큰 평형에 대해서도 수요가 발생하는 점에 착안해 예시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0715A25 공공주택 품질혁신 추진전략 주요 내용


17평형은 방 1개, 거실 겸 주방, 화장실로 구성돼 자녀 계획이 있거나 자녀를 둔 신혼부부 등이 거주하기에는 좁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 공공임대 면적이 20평형으로 늘어나면 방 하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어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공공임대 평형을 확대하려면 비용 증가도 불가피하다. LH는 지방권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수요에 따라 우선적으로 평형을 확대한 뒤 정부 지원을 유도하는 ‘선(先) 주택 규모 확대-후(後) 재정 지원 인상’을 추진한다. 공공임대를 짓는 택지에 대해서는 용적률을 상향해 공급 가구 수의 감소 없이 평균 평형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임대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우수 입지에서 우선 공급한다. LH가 보유 중인 신규 택지 가운데 교통과 생활 편의 여건이 우수한 우량 입지에 공공임대를 최우선으로 배정하는 방식이다. 공공임대 배정 후 남은 택지는 공공분양 공급 용지로 활용하거나 민간에 매각한다.


LH 로고 대신 민간 건설사 브랜드 도입

공공임대에는 입주민의 수요를 고려한 민간 브랜드를 적용한다. 신규 공공임대의 경우 공공 지원 민간임대 사업, 민간 참여 공공주택 사업 등 민간 협력형 사업 모델을 중심으로 민간 건설사의 브랜드를 도입한다. 기존 공공임대에 대해서도 단지 측면에 새겨진 LH 로고를 지우고 입주민이 선정한 단지명이나 마을 이름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동안 비하 표현 때문에 공공주택 거주자들 사이에서 브랜드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이에 LH는 앞서 공공분양 아파트에 안단테 브랜드를 도입한 바 있다.


공공임대 마감재는 사업비 등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특히 올해에는 입주민을 위한 수납 공간 확보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임대주택 최초로 시도하는 ‘계절 창고’가 대표적인 예다. 입주민들은 해당 공간을 활용해 선풍기나 온풍기, 계절별 의류 등을 맡길 수 있다. LH 관계자는 “입주민 필요에 따라 계절 용품을 보관할 수 있어 세대 내부의 공간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도 공공임대 품질 개선을 위한 주요 과제로 △세대 내부 변경과 노후 설비 교체 등이 용이한 장수명 주택 4000여 가구 추진 △층간소음 해소를 위한 바닥 두께 상향(21㎝→25㎝) △공공임대만의 차별화된 주거 서비스 제공 △분양 수준의 공공임대 외관 추진 등을 함께 제시했다.


LH는 이달 중 공공임대 품질 혁신 과제별 세부 실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사장 직속 ‘국민주거혁신실’ 주관으로 고품질 공공주택 협의체 구성을 마무리했다. LH 관계자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임대주택으로 거듭나 국민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며 “평형 확대, 마감재 질 개선 등 고품질 공공주택 공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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