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였던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조합과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논란 속에 지난해 9월 조합이 철거 보상금 500억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양측이 이주 합의문까지 작성했지만, 이후 교회 측이 다시 아파트 두 채를 추가로 요구하면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랑제일교회 측은 장위 10구역 조합에 땅 면적에 대한 보상금으로 전용 84㎡ 아파트 2가구를 요구했다.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올 4월 중순에 이주를 하겠다는 게 교회 측 입장이다.

장위10구역 조합과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 보상금 문제로 수년 간 갈등을 빚으며 송사를 벌여왔다. 당초 조합 측은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평가한 대로 약 82억 원 및 종교 부지 보상금을 지급하려 했으나 교회 측은 이의 6배가 넘는 563억 원을 요구했다. 이에 조합은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명도 소송을 제기했고 1·2·3심에서 모두 조합이 승소했지만 사랑제일교회는 이를 거부했다.

조합은 사업 지연으로 피해액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자 지난해 9월 조합원 총회를 열어 500억원의 보상금 지급을 의결했다. 당시 교회는 총회 이후 한 달 내 자리를 비워주고 조합은 교회 건물을 인도받게 되면 동시에 300억원의 중도금을 지급, 2개월 이내에 잔금을 주기로 합의했다. 또 조합은 교회 측에 대토 부지(교회 건물을 신축할 부지) 735평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교회 측은 대토 부지 확대를 요구했다. 2008년 장위 뉴타운 지정 당시 서울시 측에서 교회에 860평의 부지를 주기로 했다는 게 사랑제일교회 측 주장이다. 사랑제일교회는 받아야 할 대토 부지가 줄었으니 그에 대한 보상으로 아파트 두 가구를 요구한 것이다.

조합은 난감한 상황이다. 하루빨리 교회 이주까지 마무리해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하는데 사랑제일교회가 추가로 계속 요구 사항을 전달하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교회 측 주장대로 860평의 대토 부지를 줘야 한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게 조합의 입장이다.

정비업계는 사랑제일교회가 보상으로 아파트를 받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는 분양 신청을 하지 않았고 현금 청산 대상자인데 아파트를 받기로 계약하는 것은 현행 법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위10구역은 성북구 장위동 68-37번지 9만4245㎡ 일대에 2004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는다. 2017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으며 조합원들은 모두 이주했고, 사랑제일교회만 철거하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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