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AI기술 탑재 방사선 암치료기 첫 도입

최소량으로 고해상 영상 획득
치료시간도 최대 1.5배 줄여

고대안암병원이 지난달 국내 최초로 도입한 최신 방사선 암치료기 '5세대 클리어RT 래디잭트 X9'. 사진 제공=고대안암병원

고대 안암병원이 국내 최초로 자동 인공지능(AI)기술이 탑잭된 최신 방사선 암치료기 '5세대 클리어RT(ClearRT) 래디잭트 X9'을 도입했다. 기존 장비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이면서 보다 정확한 방사선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6일 고대 안암병원에 따르면 5세대 클리어RT는 자동 AI 기술이 탑재됐다. 현존 방사선 암치료기 중 가장 진보된 모델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도입 기관이 고대안암병원 등 7곳에 불과하다. 고대 안암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5세대 클리어RT를 도입해 지난달 7일 두경부암 환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방사선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5세대 클리어RT는 콘빔(Cone Beam) 방식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사용하는 기존 방사선치료기와 달리 팬빔(Fan-beam) CT로 촬영된 영상을 사용한다. 환자에게 조사되는 방사선량을 최소화하면서도 보다 빠른 시간에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이남권 교수(고대안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과장)는 "영상 획득 시간이 기존 장비보다 약 4배 빨라졌다"며 "영상획득 시간이 단축되면서 방사선치료에 소요되는 총 치료 시간도 1.3~1.5배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치료는 6~7주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매번 같은 자세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 개인 맞춤형 고정장치를 제작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환자의 체중 변화, 긴장도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작용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오차가 발생한다.


이석 고대안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치료 시간이 짧아진 만큼 치료 중 환자 움직임이 줄어 암 조직에만 집중적인 방사선 조사가 가능하다"며 "방사선 치료의 재현성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방사선량 전달 오차를 최소화하고 정상 조직에 조사되는 방사선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세대 클리어RT와 기존 4세대 모델과 가장 큰 차이점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동 AI 기술이 탑재됐다는 점이다. 영상접합(segmentation) 과정이 자동화되면서 환자의 데이터 관리부터 방사선 치료 계획은 물론 실시간 전달도 가능해졌다. 이 교수는 "기존 장비의 경우 CT 촬영 후 의료진이 일일이 영상에서 장기와 종양의 위치를 표시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환자 한명당 방사선치료를 준비하는 데 2~3일이 걸렸다"며 "새로운 장비는 자동 접합, 선량 최적화 등 체계적인 첨단 기술이 집약되어 개별 환자에게 맞춘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최소 선량으로 최상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더 정확하고 정밀한 치료가 가능하다. 또 일반적인 방사선 치료기보다 스캔 길이도 약 3배 이상 길다. 일반적인 방사선 치료기가 최대 40cm를 스캔할 수 있다면 5세대 ClearRT는 약 135cm를 스캔할 수 있다. 기존 치료 대비 방사선 치료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지고 환자에게 조사되는 선량을 줄였지만 방사선 암 치료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비결이다.


최신 방사선 암치료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인체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암의 방사선치료에 적용 가능하다. 고대안암병원은 5세대 클리어RT 사용 경험이 쌓이면서 보다 많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승범 고대안암병원 원장 직무대행은 “새롭게 도입한 방사선 암 치료기를 통해 많은 환자분들이 건강을 되찾길 바란다”며 “방사선 암 치료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증 환자 분들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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