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과 부동산 시장 경색이 장기화하면서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 4000억 원 감소했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전세대출 축소 영향으로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금융위원회가 9일 발표한 ‘2월 가계대출 동향(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5조 4000억 원 줄어 작년 하반기 부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보다 6000억 원 감소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4조 8000억 원 줄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권과 제2금융권 모두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정책 모기지(1조원)나 일반 개별 주담대(7000억원), 집단대출(5000억 원)은 증가한 반면 전세대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전세대출은 지난 달 2조 5000억원이나 줄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이자 부담에 전세 대출 수요가 줄고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신용대출(1조 9000억 원) 감소 영향으로 지난 달 2조 4000억 원 줄었다.
제2금융권의 경우 보험(3000억 원)·저축은행(200억 원) 가계대출은 소폭 증가한 반면 상호금융이 2조 7000억 원, 여전사가 4000억 원 감소하면서 전체 가계대출은 2조 7000억 원 줄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모니터링하면서 고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요인이 없는지 지속 점검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