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민생 또 민생"…尹과 13일 만나 '3대개혁' 머리 맞댄다

[취임식 없이 현충원 찾아 일정 개시]
"전정권의 反경제법에 민생 발목
시급한 노동문제부터 해결해야"
尹대통령과 지도부 만찬회동 이어
당정간 정례회의 가능성도 제기
"이재명 대표와는 빠른 시일 회동"

김기현(오른쪽)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받고 있다. 성형주 기자

국민의힘의 김기현 지도부가 선출된 다음 날인 9일 취임식을 생략하고 곧바로 당무에 들어갔다. 엄중한 경제·정치·안보 상황을 감안해 의례적인 절차는 과감히 건너뛰고 국정과제 추진과 민생 돌보기에 올인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취임식 없이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현충원 방명록에 ‘오직 민생, 다 같이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정쟁보다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입법, 예산 심의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주요 일정 내내 ‘민생’ 관련 메시지를 냈다. 그는 취임 후 처음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라며 “정치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앉은 최고위원회의장 뒤쪽 벽에는 ‘우리의 대답은 오직 민생입니다’라고 쓰인 배경판이 세워졌다.


김 대표는 회의에서 물가와 집값·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좋지 않다는 점을 일일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을 망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권이 남긴 반민생·반경제법 탓에 군데군데 발목을 잡히고 있다”며 민생의 시급성과 여소야대 상황을 꼬집었다. 이어 “가장 시급한 과제인 노동부터 해결하고 이어 연금·교육 개혁과 같은 국가적 과제도 잘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우리 당 지도부는 지금 이 순간부터 1분 1초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내년 총선 준비에 나서야 한다”며 “반드시 압승해 민주당에 빼앗긴 국회를 되찾고 민생을 챙기는 실천적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새 지도부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을 갖고 향후 추진해나갈 국정과제와 민생 행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음 주 만찬 회동을 기점으로 당정 간 정례 회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과거의 ‘이준석 체제’와 갈등을 빚으면서 당 지도부와 한동안 불편한 관계를 지속했다. 이후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출범했지만 당정 관계가 밀착된 것은 아니었다. 그에 비해 김 대표는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실이 이 기회에 정례 회동을 통해 당정 일체 기조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정례 회동의 경우 노동·교육·연금 개혁 과제 등을 중심으로 당정협의회를 활발히 개최하고 한동안 열리지 않았던 고위 당정협의회를 재개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김 대표는 “대통령과 직접 만나 현안을 나눌 시간은 없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찾아뵙고 당 운영과 관련된 정례 회동을 포함해 여러 가지 국정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새 지도부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다음 주 초부터는 여러 민생과 관련된 메시지를 담은 행보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복 정무수석도 국회를 찾아 김 대표를 예방한 뒤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자들과 만난 그는 “당이 안정화되고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어 단기·중기·장기적인 플랜까지 잘 만들어 대통령이 하실 국정 업무, 당이 해야 할 정치적인 것들도 서로 잘 의논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당이)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두 축으로 잘 움직일 듯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물론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를 만나 당 내외 화합 행보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실무적으로 접촉을 해보라고 지시했다”며 이른 시일 내에 회동하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후보들에 대해서도 “어제 세 분과 전화를 통화했고 앞으로 당을 위해 협조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니 공감을 표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