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조 몸값' 몰로코, 나스닥 문 두드린다

애드테크 우수한 기술력 자랑
내년 3분기까지 상장 목표로
연내 주관사 선정 등 IPO 시동
뉴욕거래소 직상장 가능성도

안익진 몰로코 대표. 사진 제공=몰로코

애드테크(광고와 기술의 합성어) 분야의 독보적 기술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에 오른 ‘몰로코(MOLOCO)’가 내년 3분기 나스닥 입성을 추진한다. 스타트업들의 고전에도 몰로코가 지난해 실적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달성하자 올 하반기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몰로코가 내년 나스닥 상장에 성공할 경우 몸값이 4조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몰로코는 올 하반기부터 나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작업을 본격화한다. 몰로코는 우선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면서 내년 시장 상황에 따라 뉴욕증권거래소(NYSE) 직상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몰로코는 올해 11~12월 중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후 내년 상반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 7~9월 중에는 나스닥 등에서 주식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몰로코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상장에 청신호를 올렸다. 최근 지난해 잠정 실적을 집계한 몰로코는 매출 2억 3900만 달러(3170억 원), 영업이익 8500만 달러(1170억 원)를 각각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77%, 27% 증가했다. 안익진 몰로코 대표는 지난해 기자 간담회에서 2022년 매출 목표로 2억 달러(2655억 원)를 제시했는데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셈이다.





몰로코는 올해 나스닥 상장을 완료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최종 상장 시기를 내년으로 확정했다. 올해도 가파른 실적 성장이 예상되자 최고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상장 시기를 일부 미룬 것이다. 실제로 애드테크 시장의 성장세와 고객 증가 속도를 고려할 때 몰로코는 올해 3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몰로코는 이 때문에 대규모 인력 채용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안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몰로코는 애드테크 스타트업이다.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특화 광고 플랫폼 서비스가 주력 사업이다. 몰로코는 게임과 핀테크·전자상거래·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분야에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주요 고객사로는 컴투스와 바이낸스·코인베이스·아마존·틱톡·페이스북 등이 있다. 2021년 미국 기술 투자사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 등이 참여한 175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서 기업가치로 1조 7500억 원을 평가받기도 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몰로코가 내년 나스닥에 입성할 경우 기업가치가 최소 4조 원에서 최대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몰로코는 국내 스타트업 구주 거래 시장에서 약 2조 원 초반 수준의 기업가치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몰로코의 기업가치를 약 2조 원으로 평가해 미래에셋벤처 등에 주식을 매각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말 혹은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IPO 시장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몰로코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더불어 수익성도 탁월한 만큼 IPO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몰로코의 국내 투자사로는 미래에셋벤처를 비롯해 DSC인베스트먼트(241520)·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이 있다. SK텔레콤(017670)과 GS리테일(007070)·LG전자(066570) 등도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출범 후 누적 투자 유치액은 2355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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