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제휴를 맺고 북미 합작 공장 설립에 나선 중국 CATL(닝더스다이)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미국 상원에서 추진된다.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IRA에 기술 관련 규제가 없는 허점이 노려지자 이에 대한 원천차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 시간) 마르코 루비오 미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배터리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을 차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루비오 의원은 “IRA 세액 공제 자격을 상당히 제한하고 중국 기업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 완성차업체 포드와 손잡고 미시간주에 배터리 합작사를 건설하는 CATL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실상 중국을 견제해 만들어진 IRA는 원료와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북미산이며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배터리에 한해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에 두 기업은 포드가 합작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CATL은 배터리 기술을 지원하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제휴를 맺었다. IRA에 기술 관련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점을 노린 것이다. CATL은 전 세계에 13개 공장을 운영 중인데 북미에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비오 의원은 포드와 CATL의 계약이 중국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 설립될 합작사는 중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LFP 배터리는 미국·유럽 등에서 사용하는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지만 생산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대해 포드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이 다른 자동차 기업처럼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공장은 포드가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운영할 것이며 어떤 다른 업체도 이 사업으로 미 세금 지원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