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흑인 남성이 경찰이 증인에게 잘못 제시한 동명이인의 사진 때문에 18년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복역한 셸던 토마스의 유죄 선고 무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브루클린지방검찰청 유죄판결재검토부(CRU) 보고서에 따르면 토마스는 2004년 12월 24일 브루클린 이스트플랫부시의 한 거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다.

당시 사건의 범인들은 차를 타고 현장에 접근해 행인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14세 소년 앤더슨 버시가 사망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토마스는 2급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그에게 최소 25년에서 최장 종신형에 이르는 징역형을 내렸다.

그러나 최근 토마스가 누명을 뒤집어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경찰은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14세 소년을 살해하고 다른 행인을 다치게 한 일당 3명 중 2명을 붙잡았으나, 당초 토마스는 이 목격자가 진술한 용의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목격자가 지목한 것은 공교롭게도 토마스와 같은 동네에 거주하고 있는 동명이인 ‘셸던 토마스’의 사진이었다.

경찰은 애초에 지목된 동명이인 셸던 토마스가 아닌, 누명을 쓴 토마스의 집으로 가 그를 체포했다. 토마스는 사건이 벌어진 날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브루클린이 아닌 퀸스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수사관들은 이를 듣지 않았다.

이 사건 담당 형사들은 토마스를 체포하는 데에만 열을 올렸다고 검찰 보고서는 평가했다.

CRU는 “수사관들이 이후 추가로 진행된 용의자 확인 과정에서도 목격자가 토마스를 지목하도록 유도했다”고 했다.

법원의 사전 심리 과정에서 잘못된 사진이 제시됐다는 사실은 물론 일부 경찰관의 허위 진술도 밝혀졌으나, 담당 판사는 두 토마스가 닮았고 경찰이 그를 체포할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해 재판을 그대로 진행했다.

풀려난 토마스는 “정말 감사하다.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렸다”며 할머니의 품에 안겼다.

곤살레스 검사장은 “우리는 공정함을 추구하고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면서 “이 사건은 시작부터 심각한 잘못에 휩싸였고 토머스를 체포할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