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안고 몸 문지르고…인도 '색의 축제' 일본女 집단희롱 파문

경찰, 미성년자 등 남성 3명 긴급체포

인도의 ‘색의 축제’ 홀리가 열리는 장소에서 일본인 여성을 집단 희롱하고 있는 남성의 모습. 트위터 캡처


인도에서 열린 '색의 축제' 홀리(Holi) 도중 일본인 여성 여행객이 현지 남성들로부터 집단 희롱을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와 온라인 영상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8일 수도 뉴델리의 파하르간지에서 축제 도중 여러 남성에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했다. 파하르간지는 '여행자 거리'로 불리는 곳으로 평소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은 곳이다.


문제가 된 순간을 담은 영상을 살펴보면 남성들은 여성의 온몸에 색가루와 염료를 칠한 상태다. 남성들은 소리치며 몸부림치는 여성을 강제로 끌어안고 머리에 염료를 문지르기도 했다. 일부 남성은 여성의 머리에 달걀까지 던졌고 색 스프레이를 뿌려댔다.


이번 사건은 현지에서도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델리여성위원회 스와티 말리왈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홀리 때 외국인을 성희롱한 매우 충격적인 영상이 온라인에 떠돌고 있다며 "완전히 창피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경찰은 즉각 수사에 나섰고 미성년자 1명 등 남성 3명을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된 이들은 범행을 시인했다.


집단 희롱을 당한 이 여성은 지난 10일 방글라데시로 출국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이라며 "홀리 축제 때 여성 혼자서 외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들었기에 친구 35명과 함께 축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안정된 상태라고 전했다.


홀리는 힌두교 3대 축제 중 하나로, 힌두교 신인 크리슈나와 라다 간의 사랑을 다뤄 '사랑의 축제'로 불린다. 축제의 시작은 악의 기운을 몰아내기 위해 마녀의 인형 등을 불태우는 것이다. 다음날 날이 밝으면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서로에게 물풍선을 던진다. 크리슈나와 라다가 상대의 얼굴과 몸에 색을 칠하며 놀았다는 이야기를 토대로 서로에게 색을 칠하거나 색가루 등도 뿌린다. 광장 등에서는 많은 이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형형색색의 물대포가 떨어진다. 축제는 보통 이틀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길게는 2주간 계속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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