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얼굴 알려진 탓에 봉사 어려워…익명 기부 많이 할 것"

구미서 '기부·봉사왕' 직원들과 간담회
“외국인 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아야”
임직원에게 수시로 “사회와 함께 가자”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경북 구미시 구미전자공고를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네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구미전자공고 방문에 앞서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를 찾아 나눔 키오스크 기부, 불우이웃 봉사 등 사회 공헌 활동에 참여한 직원 9명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의 나눔 키오스크는 사내 식당과 건물 로비, 산책로 등에 설치돼 임직원의 손쉬운 기부를 돕는 기기다. 화면에 소개된 아동의 사연 등을 보고 도움을 주고 싶은 임직원이 자신의 사원증을 키오스크에 대면 한 번에 1000원씩 기부하는 방식이다. 2015년 구미 스마트 시티에서 시작해 수원 디지털 시티 등으로 확대됐다.


이 회장은 이 행사에서 "스마트시티의 기부왕, 봉사왕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환한 얼굴로 참석한 임직원들을 반겼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며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 노동자 단체인데 외국인 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과 일일이 기념 촬영을 하고 '우리 회사 기부왕 행복하세요'라고 직접 적은 손 글씨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평소 이 회장은 회사 임직원에게 ‘동행’ 비전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회장 자리에 오르기 이틀 전인 지난해 10월 25일 고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경영진에게 이 가치를 당부했다. 그는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 나아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에는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사회와의 동행을 강조했다. 이 회장의 동행 철학은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 ‘사피(SSAFY)’,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 등 삼성전자의 다양한 사회공헌(CSR)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이 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취미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또 그는 임직원과 간담회 이후 구미전자공고에서 신념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열심히 살자. 앞만 보고 가자"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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