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능을 함께 갖춘 이른바 ‘혼합현실(Mixed Reality)’ 헤드셋을 이르면 6월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FT는 7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나오는 이 헤드셋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전적으로 주도하는 최초의 제품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패드·애플워치 등 애플이 그간 내놓은 주요 제품들은 모두 고(故) 스티브 잡스 공동창업자가 최초로 구상했다. FT는 “쿡이 (이 헤드셋을 통해) 아이폰에 언젠가는 필적할 만한 차세대 하드웨어 제품을 출시했다는 족적을 남길 것으로 자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쿡은 취임 이후 애플의 시가총액을 2011년 3500억 달러에서 현재 2조4000억 달러로 키우는 등 회사 성장에 절대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어팟·애플워치 등 액세서리 제품의 히트에도 이바지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쿡에 대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보다 과거의 아이디어를 답습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FT는 “헤드셋의 성패는 확고한 리더로서 쿡의 명성과 애플의 지속적인 혁신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헤드셋은 2016년부터 개발을 시작했으며 올해 출시될 경우 개발 기간으로 아이폰의 2배인 7년을 투자하는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고글 모양의 헤드셋을 쓰고 몰입형 3D 비디오 시청, 대화형 운동 수행, 현실적인 아바타와의 대화가 가능한 제품을 출시하려 했으나 디자인팀에서 더 가벼운 제품을 기술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가벼운 제품을 실현하려면 기간이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됐으나 쿡 CEO가 올해 출시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FT는 애플이 헤드셋 출시 이후 첫 1년간 약 100만 대의 판매량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아이폰·애플워치 1세대 제품보다는 적지만 모건스탠리는 “시장은 역사적으로 애플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출시로 인한 장기적인 영향을 과소평가해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