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피플] "공간 제약 없는 '에지 컴퓨팅', 부동산값 비싼 한국에 유리"

◆바티아 레노버ISG 아태 사장
AI 떠받칠 인프라 시장 규모 커져
소규모·분산 방식 '엣지' 특히 유망
디지털 전환 빠른 韓, 고성장 기대

수미르 바티아 레노버ISG 아시아태평양 사장이 9일 서울 강남구 한국레노버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레노버ISG

“챗GPT를 계기로 전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AI 서비스를 떠받칠 정보통신(IT) 인프라 시장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도 ‘엣지컴퓨팅’ 분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수미르 바티아 레노버 인프라스트럭처솔루션그룹(레노버ISG)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방한 마지막날인 9일 서울 강남구 한국레노버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일주일의 방한 기간 다수의 고객사를 만났는데 엣지컴퓨팅 얘기를 하지 않는 이들이 없었다”며 “한국은 이 분야에서 특별한 성장 기회를 가진 곳”이라고 말했다.


레노버ISG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슈퍼컴퓨터(HPC)와 데이터센터(IDC) 등 레노버의 기업간거래(B2B) 인프라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28년 경력의 바티아 사장은 아태 사업을 총괄한다. 한국은 레노버ISG가 특히 공을 들이는 시장이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매우 빠르고 지난해 발생한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를 계기로 데이터센터가 주목받으면서 인프라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바티아 사장은 “회계기준 지난 3분기(지난해 4분기) 글로벌 매출은 29억 달러(약 3조 8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했다”며 “한국은 이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아태 지역 중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엣지컴퓨팅은 중앙집중식 데이터센터에 위탁하지 않고 기업·기관이 IT 서비스가 필요한 현장에 소규모의 말단(edge·엣지) 장치를 두고 필요한 데이터만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가령 해상 풍력발전터빈에 적용해 전략생산량과 풍속·풍향 모니터링 AI를 구현하는 동시에 소금기에 의한 부식을 방지하고 야외에서도 보안을 담보하는 식이다. 바티아 사장은 “챗GPT 등 AI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5세대(5G) 이동통신과 와이파이 등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엣지컴퓨팅이 특히 유망해졌다”고 부연했다.


엣지컴퓨팅 기술과 장비를 공급하는 레노버ISG는 올 들어 사업 투자 강화와 함께 신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인력 확충에도 나선다. 바티아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1만 5000명을 미래 먹거리를 위한 R&D 인력으로 두고 있다”며 “이미 전체 직원의 5분의 1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3년 내 1만 2000명을 더 채용해 규모를 2배 가까이로 늘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5G와 와이파이 등 네트워크 속도에 있어서는 선구자”라며 “부동산 가격이 비싼 나라이기 때문에 대규모 공간이 필요없는 엣지컴퓨팅 방식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