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 재무 "SVB, 구제금융 고려하지 않아… 규제당국과 대응책 논의"

"금융위기와 달라…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것"
일각 '도미노 효과' 우려 불식시키는데 총력
"美 은행, 안전하고 자본 풍부해 회복력 있어"


재닛 옐런(사진) 미 재무장관이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과 관련, 예금자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연방정부 차원의 구제금융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12일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 대해 은행에 구제금융을 하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다르다며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전 세계 금융시장 안팎에서 SVB의 뱅크런 사태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며 미 연방정부 차원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기업의 대표 3500여명은 옐런 장관 등에게 “일자리 10만개 이상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예금자에 대한 직접 지원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AP통신은 옐런 장관의 발언에 대해 “월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SVB의 붕괴 후 도미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미국인들을 안심시키려 했다”고 분석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 은행 시스템은 정말 안전하고 자본이 풍부하다. 그것은 회복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규제당국은 이 위기가 다른 은행으로 전염되지 않도록 보장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예금자들을 걱정하고 있으며,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 규제 당국과 협력했다고도 언급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규제당국이 SVB의 자산을 매각해 고객들에게 무보험 예금 일부를 이르면 13일 인출할 수 있게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SVB의 예금 중 25만 달러(3억3000만원)까지는 FDIC가 보호하지만, 작년 12월 기준으로 이를 넘어서는 예치금이 전체의 95%에 달한다.


그는 SVB 사태의 핵심 문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 분야의 문제는 SVB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SVB가 보유한 채권, 주택담보증권 등 많은 자산이 금리가 오르면서 그 시장가치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규제당국이 다른 기관의 SVB 인수를 포함해 ‘광범위한 옵션’을 고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SVB에 대한 인수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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