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VB 예금 전액 보호 검토…사실상 '구제금융' 카드 꺼내나

25만 달러 초과분 보호하는 비상 옵션
중소 은행들의 '뱅크런' 우려 사전 차단


미국 정부가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예금 보호 한도 초과분 전액을 예금주들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VB 파산이 또 다른 중소 은행들의 ‘뱅크런’ 사태로 전이돼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문제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SVB의 모든 무보험 예금을 보호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관계자들이 주말 사이 이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미국 금융 시스템이 패닉을 맞지 않도록 비상한 개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SVB의 파산관재인으로 지정된 FDIC는 전날 밤부터 이 은행 자산 경매 절차에 착수했다. 경매는 이날 오후까지 진행될 예정이나 ‘노딜’ 가능성도 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SVB 자산 인수에 관심을 보인 복수의 경매 참가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낙찰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경매가 실패한다 해도 비상 옵션을 가동해 무보험 예금 전액을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FDIC의 예금 보호 한도는 최대 25만 달러 이나, 연방 은행법에 규정된 조항은 ‘금융 시스템 위험' 시 무보험 예금전액을 보호할 권한을 준다고 WP는 전했다. 이 경우 무보험 예금은 미 은행들의 보험 기금을 통해 지원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사실상의 ‘구제 금융’ 카드를 꺼내려는 것은 또 다른 은행에서 ‘뱅크런’이 발생하거나, 실리콘벨리 스타트업과 벤처 투자자들의 자금이 묶여 경영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 당국 관계자들은 특히 SVB와 비슷한 규모의 은행 예금주들이 더 안전한 월가의 은행으로 예금을 대거 옮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이날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같은 구제금융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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