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트롯맨'에 황영웅 함구령이 내려졌다. 기자간담회에서 각종 논란을 안고 불명예스럽게 하차한 황영웅에 대한 질문은 사절이었다. 논란을 의식했는지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했던 제작진도 참석하지 않은 상황. 그야말로 빈껍데기 기자간담회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MBN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불타는 트롯맨' 톱7 손태진, 신성, 민수현, 김중연, 박민수, 공훈, 에녹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불타는 트롯맨'은 트로트 쾌남들의 인생을 건 도전을 담은 초대형 오디션이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를 비롯해 '사랑의 콜센타', '내딸하자', '화요청백전' 등을 연출한 서헤진 PD가 TV조선을 떠나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지난 7일 종영된 '불타는 트롯맨'은 최고 시청률 16.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황영웅의 폭력 전과 의혹, 학폭 의혹 등에 휘말리며 논란을 사기도 했다. 황영웅은 논란이 이어진 와중, 결승 1차전까지 참가해 안고 가기 의혹, 내정 의혹 등에 휩싸였다.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제작진 없이 톱7만 참석한 기자간담회였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의 기자간담회에 제작진이 참석하지 않은 건 이례적인 일이다. 제작진이 출연자 뒤로 숨은 셈이다.
황영웅 관련 질문도 기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MC를 맡은 김정근 전 아나운서는 "자리에 없는 인물에 대한 질문을 삼가 달라"고 말했다. 황영웅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손태진은 "경연에 임하면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경연자 입장에서는 더 집중해서 각자의 무대에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1위를 차지한 손태진은 우승 소감을 말했다. 그는 "감사한 상이다. 우승자 발표 직후 모든 게 하얘지더라"며 "정신이 들기까지 며칠 걸렸다. 결승전 끝나고 소속사 직원들이 서프라이즈 트렁크 이벤트를 해줬는데,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5개월 동안 고생한 걸 축하받은 거다. 이제야 조금 실감이 난다"고 덧붙였다.
'팬텀싱어' 우승에 이어 '불타는 트롯맨' 우승을 차지한 것에 대해 "우연치 않게 감사한 자리가 됐다. 1위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며 "기억에 남는 응원 중 '손태진 표 트롯', '손태진이 장르'라는 게 있었는데, 이에 걸맞게 연구하면서 공부를 많이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상금 약 6억 원을 수령하게 된 손태진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눌 예정이다. 그는 "1위를 예상했으면 상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회을 했을 텐데 그게 아니다. 다만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며 "동료들이 있었기에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다 함께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성악가 겸 크로스오버 가수 출신인 손태진은 자신만의 해석으로 트롯을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내가 성악 전공이라고 해서 성악만 했던 건 아니다. 크로스오버 가수로 활동하면서 대중가요와 트롯을 커버했다"며 "다양한 편곡, 내 스타일의 해석으로 음악을 해왔다. 앞으로 하는 음악에도 벽을 세우지 않고 한국 가요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싶다"고 했다.
톱7은 '불타는 트롯맨' 종영 이후 근황을 밝혔다. 신성은 "5개월의 대장정을 하면서 내가 했던 무대를 봤다. 아쉬운 부분도 있더라"며 "'이 부분을 잘했으면 좋은 결과가 나왔을 텐데' 싶은 부분도 있다. 끝마치면서 아쉬움과 후련함이 교차한다"고 했다. 공훈은 "지인들이 연락을 많이 줘서 답장하는 데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동네에 플래카드도 붙었다"며 "사인지 500장을 구매했는데, 동날 만큼 열심히 사인을 할 거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에 분 트롯 열풍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신성은 "트롯 부흥을 일으킨 송가인, 임영웅이다. 한때 같이 움직였던 현역으로 잘 된 모습을 보니 기쁘다"며 "지금 이분들이 있었기에 트롯이 탄탄하게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 뉴트롯의 시대를 열면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했다. 민수현은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다"고 각오했다.
김중연은 "'퍼포먼스하는 트롯 가수 중 김중연이 최고'라는 말이 나오게끔 땀방울을 흘릴 생각이다. 임영웅, 이찬원, 영탁 등에게서 영감도 많이 받았다"며 "부족한 부분은 멤버들에게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수는 "행복을 주는 트롯 가수가 되고 싶다. 선배님들 못지않게 행복을 드릴 수 있도록 목이 안 남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톱7은 전국투어, 월드투어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손태진은 "경연은 끝났지만, 사랑을 받고 있다는 실감은 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공연이 더 기대된다"며 "안방에서 보는 맛도 있지만, 공연장에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감동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중연은 "현장감에서 느끼는 희열은 대단하다"고 했고, 신성은 "7명의 개성이 다 달라서 더 재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