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소설 '고래' 부커상 후보 올라

천명관 작가/연합뉴스

천명관 작가의 장편소설 ‘고래(2004)’가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The International Booker Prize) 후보에 올랐다.


영국 부커사는 14일(현지 시간) 올해 부커상 1차 후보(롱리스트)로 ‘고래’를 포함한 13편을 발표했다. ‘고래’의 영어 번역가인 김치영 씨도 후보에 올랐다.


‘고래’는 2004년 출간된 천 작가의 첫 장편으로 산골 소녀 금복이 소도시 기업가로 성공하는 일대기를 담고 있다. 부커상 심사위원단은 ‘고래’에 대해 “한국이 전근대 사회에서 포스트모던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겪은 변화를 새롭게 조명한 모험극이자 풍자극”이라고 평가했다.


천 작가는 보험회사 영업 사원 등 평범한 회사원으로 지내다 서른 넘어 영화 일을 시작했다. 그는 영화 ‘총잡지’와 ‘북경반점’ 등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40대에 접어들어 처음 쓴 단편소설 ‘프랭크와 나’로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2004년 ‘고래’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누아르 영화 ‘뜨거운 피’로 감독 데뷔의 꿈도 이뤘다.


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이다. 2005년 신설된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작가와 번역가 모두에게 상을 준다. 1차 후보(롱리스트)로 13편을 발표하고 이 중 최종 후보(쇼트리스트) 6편을 선정한다. 올해는 ‘고래’와 함께 프랑스 작가 마리즈 콩데의 ‘더 가스펠 어코딩 투 더 뉴 월드’, 우크라이나 작가 안드레이 쿠르코프의 ‘지미 헨드릭스 라이브 인 르비브’, 중국 작가 조우 징즈의 ‘나인스 빌딩’ 등 12개국 작가의 작품이 1차 후보로 선정됐다.


한국 작가 중에서는 한강 작가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수상했으며 2018년에는 ‘흰’으로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 지난해에는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쇼트리스트,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이 롱리스트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최종 후보작 6편은 4월 18일 공개된다. 수상작은 5월 23일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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